----------------------------------------------------
31살인 난 암환자다.
진단 코드 C859.
상세불명의 비호지킨림프종.
그 중에서
저등급 B세포 변연부 림프종.
(마지날존 림포마.)
골수까지 침범되어 4기이며
R-CVP 요법으로 8회 진행 예정.
----------------------------------------------------
드디어 밀었다!
힐링햇 방문기 및 후기
2019년 12월 14일 토요일
드디어..
드디어 밀었다!
항암하고 2주가 지나면서
무섭게 빠지기 시작하는 머리.
하루 종일 빠지는 머리로
여간 귀찮은게 아니었는데
그 귀찮음을 1주일간 참고
드디어 밀었다 내 머리!
이렇게 홀가분할 수가 없다.
그래서 기쁜 마음에 작성하는
쉐이빙과 필요 용품 구입 후기!
사실
원래는 병원에 갈 때
병원 지하에 있는 미용실에서 밀려고 했었다.
위생상의 문제도 있고
병원 내에 있는 곳이니
왜 머리를 미는지
굳이 물어볼 것 같지도 않아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림프종이 확정된 후에 오빠가
내가 사용하면 좋을 샴푸를 알아보다가
힐링햇이란 곳을 알고는
나에게 말해줬었다.
그래서 둘러보다가
예약만 하면
무료로 머리를 밀어준다는
안내를 보고 예약을 잡았다.
예약을 잡기 전에도
고민을 많이 했다. (선택장애 있음)
가발이 필요한가?
지금 일도 쉬고 있고
병원에 갈 때 외에는
나갈 일이 없는데
가발이 과연 필요한가..?
또
두건은 필요한가?
그냥 머리 밀고 집에 있을건데?
아무거나 쓰면 안돼?
큰 손수건 두르면 되지 않나?
이런 고민을 계속 하면서
림사랑에도 물어보고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결국은 가발과 두건의 필요성을 느끼고
어차피 구매해야 하는거
공짜로 머리 밀고
가발도 써보고 구매하자 라는 마음으로
예약을 하고 방문을 했다.
이러한 결정에 대해
잠깐 집고 가자면!
가발을 구매하게 된 이유는
그래도 병원에 갈 때
민머리로 가기에는
아직 마음의 준비가 덜 된 것과
항암 6개월, 그리고 그 후에
머리가 다시 원상복귀가 되려면
최소 1년에서 2년은 걸린다는 점.
이 기간동안 민머리 혹은 빡빡이로는
지내기 버거울 것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항암 기간에만 민머리면
구입을 안 했을텐데
그 후에 다시 자라기까지의 시간을
기존에 생각을 못했었다...
두건을 구입하게 된 이유는
여러가지 있을 수 있겠지만
나에게는 체온유지의 이유가 가장 컸다.
그동안 머리카락이 있어서 몰랐던 것이지
민머리가 되면
두피가 많이 시렵다고들 한다.
또한 두피에서 땀이나
기름도 많이 발생하기도 해서
잘 때에도 두건을 쓰고 잔다고 한다.
현재 두건을 사용하는 입장에서 말하면
나는 체온 유지 때문에
사용한다고 볼 수 있다.
가끔 더울 때 한번씩 두건을 벗어서
머리를 식혀주는데
확실히 오래 두피를 드러내면
머리가 차가워지면서
두통이 살짝 오곤 한다.
그럼 아래부턴 힐링햇 방문기
그 아래에는 사용 후기들을 작성해 보겠다.
힐링햇 잠실점 내부
힐링햇이 잠실과 홍대
두 지점이 있다.
어느쪽이든 우리는 소요시간이 비슷해서
주차가 가능한 곳으로 알아보았는데
문의를 해보니
두 지점 모두 주차가 가능했다.
그래서 우리가 원하는 시기에
예약이 가능했던
잠실점으로 예약 후 방문.
힐링햇 잠실점 주차는
상가 지하주차장에 가능.
기본 30본 무료에
시간이 초과되면 주차비가 발생하는데
힐링햇에서 주는 주차권으로
주차 비용은 발생하지 않았다.
예약한 시간보다
1시간 일찍 방문했다.
데스크에 한 분만 계시고 아무도 없었다.
차를 주셔서 의자에 앉아 마시고.
너무 일찍 와서 좀 기다릴줄 알았는데
금방 미용사(?)분이 오셔서 쉐이빙을 해주셨다.
구석에 거울이 있었는데
그곳이 쉐이빙 장소였다.
의자 앉으라고 안내해주셔서 앉으니
커튼을 촥 친다.
구석에 위치하고 있어서
입구와 바깥에서는 내가 보이지 않고
나와 미용사님,
그리고 그 뒤에 의자에 앉아있는 오빠만이
쉐이빙 하는 것을 볼 수 있게 되어있었다.
단발인 머리가 조금 길어서
가위질로 싹뚝 잘라내고는
본격적으로 밀기 시작.
옷을 너무 껴입고 와서 더워서 그런가
바리깡이 두피에 닿는데
그게 너무 시원하다.
그 시원한 느낌을 즐기면서
싹싹 드러나는 내 두피.
최근 머리가 빠지면서
스리슬쩍 내 두피 형상이 보이긴 했지만
이렇게 시원하게 드러내는건
갓난쟁이 아기일 때 이후로는 처음이다.
두상이 이쁘다고 칭찬(?) 받았다.
현재 아기용 샴푸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게 나름 효과가 좋았는지
두피 상태가 괜찮다고 말해주셨다.
머리를 밀면서 간단한 얘기를 나눴다.
환우들이 주로 2주 뒤에 오거나
버티고 버티다가 온다고.
지금 이렇게 머리카락이 짧게 있는데
곧 다 빠지게 될거라고 말하시며
빠르게 밀고는
관리차원으로 토닉을 뿌려주시고
간단한 마사지를 하면서
방법을 알려주신다.
막상 머리를 밀면 눈물이 날까?
혼자 궁금해 했는데
그동안 머리카락 처리하는게
스트레스였는지 너무 개운하다.
근데 난 보았다.
반사된 거울에 보이는
눈물을 훔치는 오빠의 모습을.
본인은 하품 했다는데.
흠.
나의 이발식이 끝나고
슬슬 가발과 두건을 구경하려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들이닥친다.
3명인가 4명이 갑자기 들어오는데
여자분이 가족들과 같이
모자를 구매하러 오신 것 같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또 몇 명이 사람들이 들어온다.
(왜 갑자기..?)
(이럴줄 알았음 진작에 사진 찍었지...)
민머리가 된 지 얼마 안되서
다른 이에게 이 모습을 보이려니
당황스럽고 부끄러운가? 싶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저 사람도 나랑 같은 입장이니까 여기 온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더니 아무렇지 않았다.
그래서 그 후에 그냥
민머리로 편하게
이것저것 쓰며 구경을 했다.
나는 미리 홈페이지에서
어떤 것을 살지 봐두었었다.
사이즈와 컬러만을 결정하면 되었는데.
우선 두건.
방문을 했으니 직접 써보고
1~2개를 구매할 예정이었다.
사용해보고 더 필요하면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되니까.
그리고 중요한 가발!
내가 봐둔건
단발머리 기장의 캡모자 가발.
가성비를 생각해서 프리미엄 고열사 재질로.
통가발을 살까도 고민을 했지만
답답하고 불편해서
모자 가발 같은
부분 가발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아서
난 모자 가발만을 보고 갔다.
앞머리 가발도 생각을 했는데
머리띠가 불편해서 잘 안하는 나인지라
패스.
기장도 긴머리를 할까 고민했었으나
옷이 얇은 봄, 여름이면 모를까
겨울인 지금
긴머리 가발을 착용하면
패딩에 머리가 엉킬게 뻔하다..
관리가 어렵다는 글도 많이 봤고.
그래서 단호하게 단발.
봐둔 모자 가발이
나에게 잘 어울리는지
기장이 원하는 기장일지 몰라서
이걸 확인하러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오길 잘했다.
모자가발 착용샷
모자가발 착용샷
이것 저것 쓰며 고른 내 모자 가발!
인모가 목에 닿는 느낌이
좀 더 부드러운 느낌이었으나
고열사 재질로 된 것도 괜찮았다.
오히려 오빠는
이게 더 비싼 가발인 줄 알았다고 한다.
설명을 반대로 이해해서
왜 비싼데 수명이 더 짧은지
의아했다고...
보기에는 고열사가 인모보다
좀 더 매끈해 보이는 느낌.
평소 둔한 나는
두 개의 큰 차이를 잘 모르겠다.
캡모자 가발 프리미엄 고열사
캡모자 가발 프리미엄 고열사
이것저것 착용하고 고른
당분간 함께 할 내 머리!
앞머리 가발? 옆머리 가발?
그걸 같이 쓰면 더 자연스럽겠지만
난 요것만 구매했다.
아무래도 옆에 비어 보이는건
어쩔 수 없는 듯.
모자 가발을 착용할 때
귀를 모자 안에 넣어야 한다.
그래야 차분한 머리가 되는데
이러면서 발생하는 불편함!
마스크를 쓰거나 벗을 때
가발을 좀 벗어야 한다는 것!
이건 두건도 마찬가지이다.
자세한건 아래에 쓸 두건 후기에서...
나대신 설명 듣는 오빠
계산과 설명을 듣는건 오빠에게 맡기고
나는 열심히 찍는 중.
나대신 설명 듣는 오빠2
이때 혼자 사진 찍느라 몰랐는데
이것저것 선물을 챙겨주셨다.
착용샷
착용샷
집에서 한번 더 찍어본 착용 사진.
아, 나는 M사이즈를 구매했다.
처음 민머리에 모자를 착용할 땐 넉넉한데
가발을 붙이고 쓰면 좀 타이트하다.
모자 뒤에 밴드가 있지만
나는 약간 조이는 느낌이 있는듯한..
가서 L사이즈도 착용해볼껄
뭐가 급하다고 후다닥 하고 왔는지..
아마 다시 구매하는 시점으로 간다면
난 편하게 L사이즈를 사지 않을까 싶다.
(많이 크려나...?)
계속 봐도 이쁘다.
내 진짜 머리보다 이쁜듯...
관리 잘 해서 오래 써야지.
구입해온 물건들
집에 와서 사온 것들을 다 꺼내봤다.
4개의 두건 중 왼쪽 2개는 구매한 것.
오른쪽 2개는 선물로 주신 것.
샴푸랑 토닉은 구매한 것.
컨디셔너는 선물로 주셨다.
그리고 가발 관리 용품들.
검은색 두건는
쉐이빙 해서 선물로 주신거고
줄무늬 두건은
30만원 이상 구매해서 주신 것 같은데
컨디셔너는 왜 주신거지???
어쨌든 난 좋다.
나중에 치료 끝나고서 잘 쓸게요!
딱히 집에 손님이 올 일이 없어서
나는 간단하게 실내에서 착용할
수면용 두건을 구매했다.
선물로 주신 두건 중 검은색 두건은
이너용 두건? 이라고
일반 모자 안에 쓰는 두건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이너용 두건을 제외한 3개를 사용해봤다.
항암 두건 착용
항암 두건 착용
오빠도 엄마도
밝은색이 이쁜것 같다고 한다.
어떻게 쓰는지 알려주셔서
모델들처럼 그대로 쓰고는 있는데
지금 근육통이 부작용으로 오는 시기라서 그런지
요즘 뒷목이 아프다.
또
집에서도 마스크를 쓰며 지내는데
수시로 귀를 꺼내서
마스크를 벗고 착용하는게 불편하다.
그래서...
이게 제일 편해 (뒤에 내 가발!)
요즘은 이렇게
앞뒤 위치를 바꿔서
스머프처럼
머리에 두건을 얹어두고 있다.
앞서 두건을 구입한 이유가
체온 유지라고
몇 번이나 얘기한 이유...ㅋ
이러면 마스크를 벗거나 쓸 때도 편하다.
두건 뒤에는 밴드로 되어있다
두건의 뒤에는
밴드로 되어있어서
머리 크기에 따라 조절이 되게 되어있다.
이 밴드가
현재 근육통이 온 나에게는 자극이 되어서
이걸 앞으로 돌리고 가볍게 쓰고 있다.
모델처럼 쓰고 있다가
더우면 잠시 벗고
다시 쓰다가 불편하면
위의 사진처럼 쓰고 있기도 하고..
이런식의 반복.
선물로 주신 줄무늬 두건은
일반 면소재인가?
다른 두건에 비해 조금 단단? 뻣뻣?하다
구매한 두개의 두건은 신소재인지 뭔지
택이 붙어있었는데
확실히 부드럽고 가벼운 반면에
줄무늬 두건은 상대적으로
뻣뻣한 느낌이었다.
이너용 두건은 보드랍긴 한데
아직 착용을 안해봐서 모르겠다.
헤어제품들
한쪽에 내 가발과 헤어제품들을 모아놨다.
머리를 감고서 한번씩
혹은 간간히 뿌리는
토닉!
뿌리면 시원~하다.
컨디셔너는 항암이 끝나면 사용해볼 예정.
샴푸!
쉐이빙을 하기 전에는
아기 샴푸를 사서 사용했다.
근데 오빠는
전용 샴푸를 쓰는게 좋지 않겠냐며
사용하길 원하는 것 같아서
구매해서 사용 중.
거품으로 나와서 편하다.
두 개 다 사용하면서
어떤지 좀 지켜봐야겠다.
이로써 힐링햇 방문기 및 후기 끝!
다른 투병 용품들도 적어야 하는데 언제 적지...
아, 힐링햇은 검색하면 사이트가 나온다.
***********************************************************************
내 돈 주고 내가 직접 경험하고 작성하는 후기입니다.
시기와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참고만 하시길 바랍니다.
***********************************************************************
'암(림프종) 투병기 > 투병 용품 구매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림프종4기] 지금까지 꾸준히 사용하고 있는 암 투병 용품(항암용품) 11가지 사용후기 (3) | 2019.12.26 |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