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말부터 시작한 항암 치료.
벌써 친정에서 투병 생활을 한지
4개월이 되어간다.
암 판정으로 일을 쉰지도 벌써 6개월.
오빠와의 장거리 부부 생활을 한지도
벌써 4개월이다.
최근 한달은 코로나 때문에 보지도 못하고..
늘 느끼는 것이지만
시간 참 빠르다.
이 길지도 짧지도 않은 기간 동안
난 뭘 하며 지냈나.
시간을 어떻게 보냈나.
잘 보냈나?
계속 돌아보게 된다.
온종일 열심히 게임을 했던 12월.
첫 항암을 하고 맞이한 12월.
얼마나 힘들지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
아무것도 몰랐다.
그래서 그냥 놀았다.
자취하고 있던 동생이 누나 아프다니까
심심하면 갖고 놀라면서
닌텐도 스위치를 빌려줬다.
참 고맙게도 잘 갖고 놀았다.
그래서 12월에는 닌텐도스위치로
슈퍼마리오 오디세이랑 젤다를 하면서 보냈다.
(완전 꿀잼)
그렇게 놀며 보내던 어느 날
문득 내가 뭐 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항암 예정 기간인 6개월 동안
게임만 하면서 보낼거야?
6개월이면 긴 시간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짧은 시간도 아닌데.
항암하면서 자격증을 딴 사람도 있다는데
난 지금 뭘 하는거지?
뭔가 결과를 낼 수 있는
무언가를 하는게 좋지 않을까?
뭔가 하고픈 공부라던가
아니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무언가를 좀 해보는게 어떨까?
게임을 하면서도
머리속에는 이런 생각이 가득하다.
그냥 뭔가 이러고 있는게 불안하다.
그러다가
잊고 있던 애드센스 블로그에
다시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애드센스에 몰입하면서
관련된 책을 하나씩 구매해서 읽기 시작.
이게 아마 12월 말 즈음이다.
잠시 무기력했던 1~2월
목표를 정해서 매일을 열심히.
새해가 오고 별 특별할 게 없는
그 날이 그 날인 일상에 지쳐
무기력해지기 시작했다.
온종일 누워서 시간을 보내며
무기력하길 2~3일이 되던 날이던가.
우연히 보게 된
유튜버 김유진 미국변호사의 영상을 접하고는
조금은 자극이 되고
동기 부여가 되었던 것 같다.
영상을 몇 개 보고서는
매일 할 일들을 적으면서
열심히 매일의 목표를 이뤄가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올해의 큰 계획도 적어서
책상 앞 벽에 붙여놨다.
그러면서 열심히 했던
독서와 애드센스 블로그
애드센스 사이트 추가
재능 강의의 승인.
돈을 꿈꾸던 3월 초반.
한동안 열심히 하다가
권태기(?)가 왔다.
애드센스는 나름 수익이 증가했지만
맘처럼 쉽게 되진 않고
이에 지쳤는지 메인 블로그를 방치하고 있다.
기다리던 사이트 추가가 되었지만
초반의 그 의지는 어디로 갔는지
몇 개의 발행만 하고 역시 방치 중이다.
재능 강의는 승인이 나고
강의를 준비하는데 뭔가 버겁다.
그래서 계속 강의 제작을
미루고 미루는 중.
그동안 해왔던 맞벌이에서
이제는 외벌이가 될 것으로 보여지는 미래.
10년 가까이 수익 활동을 하던 나라서 그런지
마냥 쉬는게 좋지만은 않다.
신경이 쓰인다.
난 단순 주부로만 살고 싶지 않아.
돈을 벌고 싶다.
이런 나의 마음을 알았는지
유튜브가 날 경매로 이끌었다.
한창 영상을 보다가
경매 서적을 구입하고 읽었다.
한창 책을 읽으면서 불이 붙었다.
이게 꺼질 불인지
계속 타오를 불인지 모르겠다.
마음 같아서는 유료 강의를 들으며
남은 치료 기간 동안 공부를 하고
신혼집으로 돌아가면
직접 경매를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면 될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여러가지 많아 찾아보고
알아보던 3월 초.
이런 나를 보던 오빠는
내가 조급해서 그런 것 같다고 한다.
애드센스도 재능강의도
시작을 했으면 끝을 봐야 하는데
저질러만 놓고 또 다른데에 눈을 돌린다고
일침을 놓는 오빠.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난 초조한가보다.
어차피 쉬어야 하는 지금
맘 편히 쉬면 되는데
난 계속 뭔가를 해야만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다.
열심히 하던 애드센스와 재능 강의도
결국은 수익을 위한 것이고.
하고 싶으면 강의를 듣고
경매를 해보라고 하는 오빠이지만,
난 같이 해보고 싶은데
오빠는 나처럼 적극적이진 않다.
그렇다보니 내 속에서 타오르던 불이
꺼지진 않았지만 조금 수그러들었다.
하고 싶은 것을 생각하며
방황하는 3월의 지금.
경매의 불꽃이 수그러들고
구매한 책의 대부분을 다 읽고.
다시 무기력해지기 시작한다.
매일 작성하던 To do list는
적지 않고 있다.
매일의 목표를 정하지 않으니
실행하지 않게 되고 더 무기력해진다.
그러면서 결국 돌아오게 된 것은
내가 원래 하고 싶었던 것.
하고 싶고 꿈꿔왔지만
일을 하면 시간이 없으니까
일을 하고 나면 피곤하니까
주말엔 쉬어야 하니까
집안일이 바쁘니까
라는 핑계로 하지 않았던
나의 원래 하고픈 것.
만화.
돈에 관한 것을 지우니
결국 찾게 되는 것은 만화였다.
얼마나 갈지 모르겠지만
나름 조금씩 그리고 있는 요즘.
시간도 많으니 해보자 싶어서
과거에 사두었던 타블렛을 연결해보지만
오래된 것이라 드라이브가 지원이 안된다.
하...
손 그림을 그리면서
장비를 마련해야하나 고민이 된다.
타블렛이냐 아이패드냐.
아... 결국은 또 돈이구나.
모르겠다.
우선 손이나 풀어놓자.
치료 후에는 뭘 해야할까.
아마 이대로라면 5~6월에는
치료 중인 항암은 끝날 것이다.
결과가 좋게 나온다면
신혼집으로 돌아가겠지.
일을 복귀를 할지 어떨지는 고민 중이다.
체력을 회복하는게 먼저이기에
올해는 건강에 집중을 하고
복귀를 하게 된다면 내년부터 할 생각이다.
만약 복귀를 하지 않는다면
난 뭘 해야할까.
이게 요즘 나의 고민이다.
확실한 것은
남편만 기다리면서 집안일을 하는
단순 주부로 살고 싶지는 않다.
좀 더 생각을 해봐야겠다.
어떻게 살고 싶은가.
무얼 하고 싶은가.
내가 원하는게 무엇일까.
아, 당장 해야할건 있구나.
이사하고 두고 온 신혼집 꾸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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