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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살인 난 암환자다.
진단 코드 C859.
상세불명의 비호지킨림프종.
그 중에서
저등급 변연부 B세포 림프종.
(마지날존 림포마.)
골수까지 침범되어 4기이며
R-CVP 요법으로 8회 진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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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3일 금요일
2차 항암을 한지 보름이 되어가는 날
저번처럼 중간검진을 하러 갔다.
예약 시간보다 2시간 일찍 가서
혈액검사를 했다.
이 혈액 검사를 위해
금식은 하면 좋고
안해도 상관이 없다고 한다.
나는 그래도
정확하게 하는게 좋겠다 싶어서
물 포함 해서 8시간 금식을 하고 방문.
진료 순서가 되어서
진료실에 들어갔다.
1차 항암 때 보다는
전체적으로 증상이 약한 것 같아요.
그런데 손 끝이랑 발 끝 저림이 계속 있어요.
항암을 하면 말초신경쪽에
영향을 끼쳐서 저림현상이 발생해요
완화하는 약을 처방해 줄게요.
젓가락질을 하기 힘든 정도인가요?
아니요. 그 정도는 아니에요.
젓가락질을 할 땐 좀 심하긴 한데
크게 불편한 정도는 아니에요.
생활하는데 불편한 정도는 아니고
그냥 느낌만 있는 정도에요.
그 정도면 뭐
치료하는데 문제는 없을 겁니다.
아 그리고 혹시
1차 때 체한것 같은 느낌이 들었었는데
나중에 이런 증상 있으면
소화제나 가스활명수
이런거 먹어도 괜찮을까요?
네 드세요.
드셔도 괜찮아요.
그리구요..ㅎㅎ
암에 좋다고
타히보차 라는걸 선물 받았는데요.
이런거 먹어도 되나요?
ㅎㅎ 그런거 많은데..ㅎㅎ
아무래도 항암 치료 하면
간이랑 콩팥이
평상시에 사용하지 않던
약을 사용하기 때문에
대사하는데 부화가 걸립니다.
치료가 끝나고서 드세요.
그럼 영양제나 종합비타민
이런 것도 마찬가지인가요?
네 치료가 끝나고 드세요.
그리구요 교수님.
평소 잔기침이 있는 편인데
감기걸리거나 심하면
근처 동네 병원을 가도 괜찮을까요?
뭐 가도 나쁠건 없지만
3주에 항암하러 병원에 오시고
또 그 사이에 의사를 만나는데
굳이 동네병원을 안가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
혈액수치는 정상이구요.
예정대로 항암 진행할게요~
감사합니다!
이렇게 또
짧은 진료가 끝나고
다음 항암 일정을 잡고 나왔다.
----- 개인적인 사담 -----
진료순서를 기다리는데
내 담당교수의 대기 환자 목록에
뭔가 익숙한 이름이 보인다.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기다리는데
어딘가 낯익은 얼굴이 보인다.
긴가 민가 엄청 고민하면서
힐끗 힐끗 쳐다봤는데
아무래도 내가 아는 분이 맞는 것 같다.
그래서 말을 걸어봤다.
모자가발과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상대방은 날 처음엔 못 알아 보다가
뒤늦게 알아보고선 서로 인사를 나눴다.
근 10년만의 만남이었기에.
왜 여기에 있는지
서로 물으며 안부를 나누고는
나중에 보자며 말하곤 헤어졌는데.
간단히 말하자면
10년 전에 림프종 중 하나인
캐슬만이 발병되었고
치료를 했으나 약이 불응.
흔치 않은 케이스라
신약도 없고 개발도 늦어서
치료가 힘들다고 한다.
뭐 어찌 당시에 완치는 아니라도
문제는 없게 된 것 같은데
1년 전
불면증이 올 정도로
크게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있었는데
이게 원인이 되어서
재발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은 항암 주사를 맞고 있는데
완치가 목적이 아니라
현 상태 유지를 목표로 두고
치료 중이라고 한다.
그래서 나에게
무조건 잘 먹고
단백질 잘 챙겨먹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조심하라며
여러가지 조언을 해주고는 헤어졌다.
나름 과거에 챙겨주시던 분이었는데
그 때 이미 치료 중이었던걸
그 당시엔 몰랐다.
지금 생각해보니 당시의 모습이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었구나
뒤늦게 알았을 뿐.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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