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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살인 난 암환자다.
진단 코드 C859.
상세불명의 비호지킨림프종.
그 중에서
저등급 변연부 B세포 림프종.
(마지날존 림포마.)
골수까지 침범되어 4기이며
R-CVP 요법으로 8회 진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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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항암을 다녀오다.
(체중이 늘었다!?)
2020.01.09.목요일
3차 항암 주사를 맞고 왔다.
이번에도 역시 시간대별로 진행을 정리하고 이날의 일기를 작성하겠다.
07:00 병원 도착, 혈액검사(금식), 소변검사.
07:10 흉부 X-RAY 찍으러 갔으나 대기.
08:00 흉부 X-RAY 촬영.
08:05 심전도 검사.
08:10 6층 통원주사실 도착.
08:30 수액 투여 시작. 속도 500.
10:00 ~ 10:30 부작용 알약 복용, 주사로 부작용 방지제 투여.
10:30 식염수로 링거 세척 후 맙테라(리툭시맙) 투여 시작. 속도 100.
11:00 체온과 혈압 체크 후 속도 200.
11:30 체온과 혈압 체크 후 속도 300.
12:00 체온과 혈압 체크 후 속도 400.
12:30 리툭시맙 투여 완료. 식염수로 링거 세척.
12:40 엔독산 투여 시작. 속도 250 유지.
02:40 엔독산 투여 완료. 식염수로 링거 세척.
02:50 빈크리스틴 투여 시작. 속도 200 유지.
03:20 빈크리스틴 투여 완료. 식염수로 링거 세척.
03:40 남은 수액 마저 투여 후 나비니들 제거 후 끝.
이렇게 이날의 하루 일정 끝.
이제 이날 있었던 일기를 적어본다.
2차 항암 후 컨디션이 좋은 3주차에는
신혼집에서 지냈었다.
그래서 이번 항암에는
부모님 대신 오빠와 같이
항암하러 병원에 방문했다.
8시간의 금식 후 방문한 병원.
늘 하던대로 혈액검사를 하고
흉부 엑스레이 촬영을 하고
심전도 검사를 하고
6층 통원주사실에 갔다.
이곳에서도
키와 체중, 혈압을 측정하는데
음.. 살이 쪘다.
2차 항암 때보다 약 2~3kg이 늘어난
내 몸무게.
고작 3주 사이에....
아무튼 배정 받은 침대로 가니
이미 3명의 사람들이 나란히 자신의 침대에
멀뚱히 앉아있는게 보인다.
난 그 옆에 배치된 내 자리에 가서는
병원 이불(덮개 같은 얇은 천)으로
침대 매트리스리스를 감싸면서
내 자리를 세팅을 했다.
그러자 옆에 계신 아주머니가 물어본다
"이거 우리가 직접 깔아야 하는 거에요?"
"네 본인이 직접 해야되더라구요."
"아이고, 난 누가 깔아주는 줄 알고 기다리고 있었네"
라며 말하시곤
이불을 펼쳐서 세팅을 하신다.
이런 모습을 보고는
그 옆에 있던 사람들도
순서대로 본인들의 자리를 세팅한다.
아마 모두 오늘이 첫 항암인가보다.
나 역시 처음에 이랬었기에.
근데 옆에서 지켜보던 오빠는
도미노처럼 차례로 그러던 모습이
너무 웃겼다고..ㅋㅋ
그렇게 자리에 앉아서 조금 기다리니
간호사가 침대 순서대로
케모포트에 나비니들을 꽂는다.
나비니들 꽂을때랑 제거할 때
위의 사진은
나비니들을 제거할 때 찍은 사진인데
꽂을 때에도 위처럼 세팅을 하고 꽂는다.
(사진을 찍을 때마다
웃으시는 간호사님들..
유튜버들은 어떻게 촬영을 하는걸까
새삼 궁금해진다.)
나비니들을 꽂기 위해 필요한
소독된 장비들(?)을 갖고 와서는
하나하나 뚜껑을 따고
주사에 약도 넣어 세팅하고
개봉한 의료용 장갑을
끼우고는 니들을 꽂거나 제거를 한다.
아무래도 면역력이 약한 암환자들에게
정맥으로 주사를 꽂는 것이라
좀 더 위생적으로 하는건가 생각한다.
파란색으로 된 6개의 알콜솜으로
케모포트 부위를 소독하고
숨 참을게요~ 라고 말하고는
하나, 둘, 셋에 니들을 삽입.
이제 숨 쉴게요~라며 모든 삽입 완료.
나비니들 제거 역시 같은 순서이다.
니들을 꽂고는
식염수인지 뭔지로
케모포트가 막히지 않았는지 확인 후
수액을 연결한다.
항암이 끝나고 니들을 제거할때는
식염수를 주사로 연결해서
주입하고
헤파린을 주사로 주입한 후
니들 제거 후
밴드를 붙여준다.
제거한 당일에는
물이 안닿게 해야하고
밴드는 다음날 아침에
제거하면 된다.
이렇게 나비니들을 꽂고는
수액을 맞으며
언제쯤 맙테라를 투여하려나 기다리는데
갑자기 울리는 내 핸드폰.
화면에는 내가 저장한
림프종 전문간호사라고 뜬다.
뭐지?
"안녕하세요~ 림프종 전문간호사인데요~"
"네 안녕하세요~"
"체중 확인 차 연락 드렸어요~
오늘 낸 00kg이 혹시 맞으세요?"
"네 맞아요(웃음)"
"저번보다 2~3kg 늘어난건데 맞아요?"
"네 찐거 맞아요"
"아, 전 혹시 잘못 적으신 줄 알구요.
알겠습니다~"
하하하.
이렇게 찌는 경우가 별로 없는건가?
분명 림사랑에 물어봤을 땐
의외로 치료 중에
찐 사람들이 많았는데...
하긴 평균으로 보면
1주에 1kg를 찌운건데 놀라울지도..
이제부터는 좀 조절을 하고
걷기운동도 많이 해야겠다.
아마 투여량을 정하는 중에
전화를 한 것 같았다.
얼마 후 드디어 3차 항암 시작.
3차 항암 맙테라. 체중이 늘어서 약 복용량도 늘어났다.
첫 순서인 맙테라(리툭시맙).
역시나..
투여량이 저번보다 조금 늘었다.
다행이 이번에도 부작용은 없었다.
30분 간격마다
혈압과 체온을 확인하고는
100, 200, 300, 400의 속도로
올리며 투여 완료.
지하 편의점에서 사온 점심!
리툭시맙의 투여가 완료될 즈음에 먹은 점심.
오빠랑 오는지라
이번에는 도시락은 못챙겼다.
뭐..저번에도 간식을 챙겨온거였지만..
어쨌든 그래서
나비니들을 꽂고서
오빠가 우리의 아침을 위해
샌드위치와 군것질을 사와서 먹었었고
점심에 한 번 더 편의점에 가서
김밥과 주먹밥을 사왔다.
난 맛나게 먹었다.
오빠는 김밥보다는 주먹밥이
더 맛나는 것 같다고.
3차 항암 엔독산 역시 투여량 증가..
두번째 순서인 엔독산(사이드톡산).
이 역시 용량이 늘었다.
체중이 증가니까 다 용량이 늘어나는 듯.
250의 속도로 2시간 투여.
다른 약은 괜찮은데
이 약이 꾸준히 부작용이 있는 것 같다.
1차 때에는 두통이 있어서 알리고는
타이레놀을 복용하면서 계속 투여했었고
2차 때에도 두통이 발생했었다.
그러나 다른 곳에 신경 쓰면 잊을만한 정도라
굳이 알리지 않고 보냈었는데
이번에도 두통이 발생한 것.
2차 때보다는 조금 심하지만
1차 때 만큼은 아니라서
간호사에게 알리지는 않았고
그냥 가만히 눈감고 누우면서 보냈다.
엔독산의 투여가 끝나고
빈크리스틴을 투여했는데
사진이 이번에 없다.
그 이유는
오전에 이불 까는걸 물어보셨던
옆에 계신 아주머니와 수다 떠느라..ㅋㅋ
이 분은 저번 2차 항암 시
일기에 적지는 않았지만
내 옆에 계시던 분인데
이번에도 나란히 자리가 배치되었다.
이 분은 저번이 첫 항암이었다.
그 당시 캐모포트를 시술하고
바로 항암을 하러 오느라
침대로 이동해온걸 봤었는데
그렇다보니 모든 과정은
이날 처음 겪어보시는 것.
난 3차이고 그분은 2차 항암 중이던 이날.
그래도 내가 한차수 일찍 경험해봤다고
아주머니는 이것저것 물어보시고
나는 그에 답해드리고
서로 어땠었는지
어쩌다가 암 판정을 받았는지 등등
경험담을 공유하고 공감하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나와 완전히 같은 병명과 치료요법이다.
변연부 b세로 림프종 4기이고
R-CVP 치료요법으로 8회.
완전히 나와 똑같다.
나는 사타구니와 골수에만 있고
그분은 눈에 있다가 없어졌는데
골수에 있어서 지금 여기에 와있다고.
모든게 같다 보니
더욱 동질감도 느껴지고
모든 이야기가 공감이 되어서
한참을 수다를 떨었다.
가발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부작용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정말 모든 증상이 똑같이 나타나는게
정말 신기할 뿐이었다.
나는 저번 항암 때
이분이 교육 듣는걸 들어서
같은 치료요법인건 알고는 있었다.
아주머니는 오늘 항암을 하는데
비슷한 시간에
본인 다음에 계속 같은 약을
나한테 사용하는 것을 보고 말을 걸으셨다고.
그래서 한참을 얘기를 나누다 보니
중간에 아주머니 약을 빈크리스틴으로 바꾸고
또다시 수다를 떨다가
이번에는 내 약을 빈크리스틴으로 바꾸고
그러고 다시 수다를 이어가고.
이러다보니 사진이 없다 ㅎㅎ.
잘 모르는 남남이고
연령대도 다르지만
그래도 서로 공통 주제를 갖고
얘기를 나누고 공감을 하다보니 즐거웠었다.
아마 별일이 없다면
같은 날에 항암을 하지 않을까?
나도 긍정적인 편이지만
이분도 생각이 긍정적이셔서
수다하는 시간이 금방 흘러갔다.
중간에 오빠는
전화하러 왔다갔다 했었는데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오래 나눴냐며..ㅎㅎ
마지막으로
3차 항암 인증샷!
이제 보니 1차 때와 같은 옷이다.
나갈 일이 거의 없다보니
옷도 안 사게 되는..
머리를 밀고 처음 하는 항암.
전에 구입한 모자가발을 착용하고 항암하러 왔다.
저번까지는
병원에 오갈 때만
미세먼지 마스크를 착용하고
항암 중에는 일반 마스크를 착용했었는데
이날은 하루종일
미세먼지 마스크를 착용했다.
그 이유는
가발을 착용하면
귀가 모자 안으로 들어가는데
마스크를 뺐다 꼈다 하려면
가발을 조금 벗어야 한다.
그래서 그냥
이 마스크 하나로 착용하다가
식사를 하거나
물을 마실 때에는
턱 아래로 내리곤 했다.
그래서 화장도 안하고 갔다 이날은.
내리고 올릴 때마다
마스크에 화장 묻는게 싫어서..
미세먼지용이라서 그런지
고무줄(?)이 짱짱하다.
몇번이나 내리고 올리고 하는데
늘어남이 거의 없었다.
굿.
내 머리가 가발인건
아마 간호사 외에는 아무도 몰랐을지도.
리툭시맙 투여 중에는
귀로 체온을 측정하다 보니
가발머리를 커튼 걷듯이 하고 귀를 보이다보니
아마 구렛나루 쪽의 머리를 보고는
삭발을 했음을 눈치채셨을 듯.
림프종 전문간호사님이 회진을 돌때
옆의 아주머니가 탈모 얘기를 했었는데
간호사님이 날 보시더니
혹시 가발이에요?
라고 물어보셨었다.
같은 치료라도 사람에 따라
머리 빠지는 양이 다르고
젊을 수록 많이 빠지기도 하니
조금 더 지켜보자고
아주머니께 설명하시던...
아무튼
이로써 오늘 일기 끝!
벌써 3차까지 진행했다.
한번만 더 하면 중간검사를 하겠지!?
기대된다.
시간이 참 금방 가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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