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암(림프종) 투병기/림프종 진단까지의 기록

림프종 의심(의증)으로 조직검사와 각종 검사를 위한 입원 기록 (검사에 대한 설명)

by 하늘을 헤엄치는 문어 2019. 11. 6.

 

 


 





조직 검사를 위한 4박 5일의 입원.


입원 전 검사(혈액검사, 심전도, 엑스레이)

CT(목, 흉부, 복부)

PET CT

골수검사

핵의학 심장기능 영상검사

폐기능 검사

조직 검사(혹 일부 절제)

 

 

 

 

 

입원하면서 했던 검사내용을 정리하기에 앞서 각 검사에 대해 내가 아는대로 정리를 먼저 해본다. 인터넷과 직접 검사하면서 알게 된 사항을 정리한 것이므로 정확한 내용은 담당 의사에게 확인하는게 가장 좋다.

 

CT(목, 흉부, 복부) 

림프는 혈관처럼 사람의 몸 전반에 분포하는데 보통 위에서 아래로 전이가 된다고 한다. 현재 서혜부(사타구니)에서 혹이 발견된 나는 가장 아래에서 발견된 케이스이다. 그래서 위에도 증상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검사를 한다. 이 검사를 통해서 만약 위(목이나 가슴)에도 혹이나 종양이 있다면 그쪽의 조직으로 조직검사를 하게 될 수도 있다.

물 포함한 금식이 필요하고, 조영제를 투입하여 검사 진행.

 

PET CT

CT로는 알 수 없는 몸 전체를 촬영하여 암의 전이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시행하는 검사.

금식이 필요하지만 물은 마셔도 되는것 같다. (같다라고 표현한 이유는 아래 글에 적은 내 경험을 참고 바란다.) 금식을 한 상태에서 포도당을 주입하는데, 그러면 포도당을 주식으로 하는 암세포들이 모여들게 되고 이게 영상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영상에서 이 암세포들이 표현되는걸 보면서 몸의 어디에 암세포가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주사를 통해 두번의 무언가를 주입하는데, 하나는 방사능의 무엇인것 같고 하나는 포도당인 듯 하다. (실제 물어볼때 하나만 물어봐서 정확하지 않다.) 주사를 맞고 1시간동안 바른 자세로 누워있다가 검사를 하는데 가능한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많이 마시고 검사 직전에 한번 화장실을 다녀오고서 검사를 진행한다. 20분동안 가만히 누워서 하는 검사. 검사 후에도 물을 수시로 마셔주어야 주입한 방사능이 금방 소변으로 빠져 나올 수 있다. 주사를 넣어주시던 분의 설명을 들어보면 보통 1~2일이면 내부의 방사능이 노출되어 사라지는 듯 하다.

 

골수검사

암의 기수를 판단하기 위한 검사. 보통 골수에 전이되면 4기, 전이가 되지 않았다면 3기로 보는 것 같다. 아마 병원이나 의사마다 조금씩 다르지 않을까 싶다.

하도 인터넷에서 아프다는 말이 많아서 엄청 겁을 먹었었던 검사.

골수검사를 하는 날 아침에 체혈을 해간다. 금식은 안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약 20분동안 골수를 뽑아냈었고 바로 걸어다녔다. 인터넷에세는 몇시간을 누워있어야 한다는 글이 있었는데 여기에서는 그렇지가 않은가 보다. 검사 후에도 살짝 뻐근한 느낌만이 2~3일 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엉치뼈? 골반뼈? 무튼 한쪽 엉덩이에서 골수를 채취했다. 골수가 잘 안나오는 경우에는 반대편에서 다시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부분마취를 하고 검사를 진행했다.

뻐근하고 이상한 느낌이 생소해서 아프다고 느끼는 것 같은데 그게 심하게 아프진 않은 것 같다. 환자도 힘들지만 골수를 뽑아내는 의사분도 엄청 힘이 드는 검사.  (자세한건 아래 경험담에서...)

 

핵의학 심장기능 검사

항암치료에 사용되는 약물 중에 심장에도 영향을 끼치는 약물이 있는데 이를 위해서 미리 심장의 기능을 검사한다.

금식은 필요 없다. 20분 간격으로 팔에 주사를 놓는데 아마 둘 다 방사선 종류의 약물인 것 같다. 첫 주사를 놓고 20분 후 두번째 주사를 놓고 바로 검사를 한다.

그냥 CT 활영하는 것처럼 누워있으면 기계가 혼자 다 해준다. 이 검사 후에소 일부러 물을 많이 먹었다.

 

폐기능 검사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가 부는 검사. 하는 이유는 모르겠다. 약물 중에 폐에도 영향을 끼치는게 있는건가? 금식은 안한다.

 

조직검사

의심 부위가 어떤 상태인지 정확히 알 수 있는 검사. 병원이든 보험사이든 가장 중요하게 보는게 이 조직검사에 대한 결과이다.

기존 병원에서는 세침검사(바늘로 의심 부위를 찔러서 나오는 조직으로 검사)를 언급했었는데 여기에서는 혹을 떼어내서 검사를 하자고 했다. (이게 생검인가?) 세침으로 하기에는 극히 일부의 조직만 묻어나오기에 정확한 검사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난 림프종 의심으로 혈액내과로 입원을 했지만 서혜부(사타구니)의 혹을 제거하는 시술은 외과분야라서 외과의가 시술을 담당했다.

금식을 했었고, 걱정과는 다르게 수술 후 바로 걸어다닐 수 있었다. 다만 겁이나서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딱히 드레싱(소독)은 필요치 않았다. 그냥 3일정도 후에 샤워해도 된다 하였고, 의술이 발전한건지 실밥이 없었다. 겉에 하얀 오징어포같은데 여러게 붙어있었는데 이게 자연히 때처럼 벗겨지면 떼면 된다고 한다. 난 겁이 많아서 1주일을 물이 안닿게 했고, 물이 닿으니 바로 접착력(?)이 약해져서 떼어지길래 떼었다.

 

 

 

이상으로 림프종 의심이 되면서 암에 대한 검사에 궁금했던 내가 조사하고 알게된 내용정리는 끝. 아래부터는 입원하면서 했던 입원(검사) 일기.

 

 

 

 

 

 

 

 

 

입원 1일차.

입원안내, 기본 검사(혈액검사, 심전도, 엑스레이)

 

1시~3시에 입원을 해야한다고 하여 1시즈음에 오빠와 함께 병원 방문. 사람이 많으면 6인실이 아닌 2인실에 먼저 배정되었다가 자리가 나는대로 6인실로 이동할 수 있다고 했어서 마음을 먹고 갔는데 운이 좋았는지 바로 6인실로 안내를 받았다.

입원 후 바로 병원복으로 갈아입고 문진표에 대한 내용을 확인 후 낙상 등의 안전 교육을 받았다. 그리고 교수별 회신 시간표와 병원 안내서를 주었다.

이날 입원 환자가 많아서 들어온 순서대로 안내를 해준다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안온다. 병원 지하에 있는 마트에 가서 물도 좀 사고 점심을 굶어서 먹거리도 좀 사고싶은데 자리를 비운사이에 올까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결국은 4시가 넘어서 마트로 갔다.

 

마트에서 필요한 것 사고 마트 옆에 있는 직원식당에서 만두와 김밥을 먹고 병실로 올라왔다. 올라와서 병실에 앉아있다가 빵이나 하나 먹을까 해서 하나 꺼내서 오빠랑 나랑 각각 한입을 베어무는데 간호사와 병원 길 안내해주시는 분이 커튼을 열고 들어온다. (참고로 서울아산병원은 병원 내부가 크고 환자들이 길을 잘 모르다 보니 검사를 할 때마다 안내원이 와서 데려다준다. 보호자가 없어도 휠체어도 밀어주고 하니 크게 걱정할 부분은 없을 듯.) 'OO님, 기본검사 하시러 가실게요~'라고 말하며 커튼을 여는 간호사. 깜짝 놀라서 한입씩 베어먹은 빵을 얼른 입에 넣고 남은 빵은 다시 포장해서 서랍에 넣고 부랴부랴 나왔다. '물 포함에서 가장 최근에 뭘 드신게 언제세요? 방금 드신것 같긴 한데' 이러면서 묻길래 '아, 네 방금까지 먹고 있었어요.' 라면 말하는데 상황이 우린 너무 웃기다. 안내원에 따라 검사실로 가서 혈액검사와 엑스레이, 심전도 검사를 했다. 기다리는 내낸 둘이 너무 웃겨서 계속 웃고 있었다.

 

검사는 별 특별할 것 없이 가슴 엑스레이를 찍고, 가슴에 뭔가를 붙이고는 누워서 심전도 검사를 하고, 피를 뽑았다. 무서워서 쳐다보진 않았지만 오빠 말로는 5~6통 뽑았다고 한다. 내 아까운 피...

 

병실로 돌아와서 시간 맞춰 병원 식사를 했다. 여기는 식사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보통 병원 밥은 맛이 없다고 잘 안먹는다고들 하지만 난 맛나기만 하다. 분명 만두와 김밥, 빵을 먹은지 두시간도 안되었는데 쌀쓸이 했다. 역시 내 식욕...

 

식사 후 간호사가 내 검사 일정들을 알려준다. 검사 목록에 암 판정에 대한 모든 검사가 있길래 난 좀 의문이 들었다. 여기로 오기 전 병원에서는 조직검사 외의 검사는 언급하지 않았는데 여기에서는 CT와 PET, 골수검사와 심장까지 모두 검사하는 것이 아닌가. 기존에 나름 공부해 본 바로는 조직검사를 통해서 암의 가능성을 판단하고, 암이 확정이 되면 CT를 찍으면서 다른 부위에도 암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PET을 통해서 CT에서 보지 못한 몸 전체를 보며 정확한 암의 위치와 전이 여부를 판단하고, 골수검사를 통해서 암의 기수를 정하고, 심장검사는 나중에 항암치료시 심장에 무리가 가는 약이 있는데 이를 위해서 미리 심장의 기능검사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 검사들을 모두 한다고 하니 검사가 과한게 아닌가 싶었다. 난 림프종 의심이지 확진이 아닌데 모든 검사를 할 필요가 있나? 이건 조직검사를 하고서 암이 확정 되면 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것이다. 계속 궁금증을 안고 있다가 나중에 어느 한 간호사가 나름 속시원하게 얘기를 해줬다. 정확하게 진단을 하기 위해서는 이 모든 검사를 해야하는데 이 검사들을 하려고 나중에 다시 입원을 하려면 시간이 너무 지체가 된다는 것. 그래서 입원한 김에 모든 검사를 해두는게 혹여나 암일 경우 빨리 치료에 들어갈 수 있다고 답해주었다. 그리 안내해주면서 내 일정표를 보더니 펫시티를 좀 빨리 찍는게 좋겠다며 일정조정을 해보겠다고 말해준다. 그리고 내 팔에는 이제부터 검사를 위해 수시로 링거를 꽂아야 하니 이상한 연결용 주사같은걸 꽂아놨다.

다음날 CT촬영이 있기때분에 밤 12시부터 물을 포함한 금식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

 

 

 

 

 

 

 

입원 2일차.

CT(목, 흉부, 복부), PET CT

 

CT촬영을 위해 전날 밤 12시부터 물 포함하여 금식을 했다. 그러나 아침에 간호사가 일정을 안내해주며 수액을 달아준다. 3일차에 예정되어 있던 PET CT를 오늘 CT를 촬영하고서 바로 촬영할 것이라고. 근데 PET을 찍으려면 물을 2리터 이상 먹어야 하는데 난 CT때문에 물을 먹지 못해서 수액을 지금부터 맞는 것 같았다.

9시인가 10시쯤 내 전문의(담당교수 아래에 있는 레지던트)가 와서 간단하게 입원기간동안 무엇을 할것인지 설명해 줬다. 이제 시작인지랑 크게 별다른 내용은 없었다. 그냥 안내차에서 그리고 형식적인 절차라서 온 듯 하다.

 

검사 시간이 다가오자 안내원이 와서는 CT촬영하는 곳으로 안내해준다. 대기하는 중에 친정 부모님이 오셨다. 순서가 되어서 조영제를 투입하면서 촬영을 하고 다같이 안내원을 따라 PET CT를 촬영하는 장소로 이동하였다. 팔에 두개의 약물을 투여하는데 하나를 투여하고는 나머지 하나는 주사를 꽃아 논 채로 좀 대기하다가 놓았다. 설명을 들은 것은 아니지만 검사하시는 분들의 얘기를 통해 추측해보면, 앞의 검사하는 환자의 검사 시간이 지연되어서 그에 따라 나도 약물 투어시간이 조금 지연되는 것 같았다. 아마 이 약물이 시간이 딱딱 맞게 검사를 진행해야 하는 것인듯 싶다. 그래서 주사를 꽂아논채로 하나만 투여하고 나머지 하나는 5~10분정도 기다렸다가 투여했다.

기다리는 시간동안 궁금한 것들을 검사하시는 분께 물어봤다.

"CT를 촬영하느라 물을 못먹었는데 괜찮나요?"

"주사 맞고서 물을 마실 수 있다면 마실수 있는 만큼 많이 마시세요."

"주사 놓는건 방사능 물질인가요?"

"네 방사능 물질이에요"

"그럼 이 방사능이 몸 안에서 없어지는데 얼마나 걸리나요?"

"보통 하루 이틀이면 다 빠져나가요. 빨리 배출시키고 싶으면 검사 후에도 물을 많이 마시면 좋아요."

"그런데 보통 암 확진 전인데오 PET을 찍나요?"

"확진 전에도 찍고 확진 후에도 많이들 찍어요."

이런 대화 후에 주사를 마저 투여하고 그 주번에 있는 대기실에 갔다.

 

1시간동안 핸드폰도 하지 않고 가능한 말도 하지 않고 바른자세로 누워있어야 해서 대기실이 있는데 작은 방엔 침대 하나가 있고 불을 끄고 은은한 조명을 켜놓아서 잠자면서 대기하기에 딱 좋아 보였으나 난 자지 않았다. 검사가 정확하게 하려면 물을 많이 먹는게 좋다고 해서 오빠한테 부탁해서 500미리 생수병에 물을 계속 담아서 두병 가까이 마시고, 중간중간 소변을 보러 나갔다가 오고, 무엇보다 방금 친정부모님과 만난지라 오빠랑 부모님은 내가 누워있는 대기실 방 앞에 있는 의자에서 근황을 서로 묻고 있길래 그거 듣느라 잠을 안잤다. 근황을 얘기나누다가 아빠와 오빠는 점심을 먹으러 병원 지하로 갔다오고. 그렇게 1시간이 지나면서 검사 준비하라는 말이 들린다.

검사 직전에는 소변이 안나와도 화장실을 한 번 더 다녀와야 한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화장실을 갔다가 검사를 시작했다. CT와 비슷하게 생긴 기계에 팔을 위로하고 누워서 20분 있으면 되는 검사이다. 복부부터 해서 목이나 머리까지 촬영하는 것 같았다. 복부에서 한참 있다가 조금 올라와서 또 한참을 있고. 이게 반복적으로 20분동안 촬영하는건데 물을 급작스럽게 많이 먹어서 그런가..어느순간부터 소변이 너무 마렵다. 언제 끝나지 이제 가슴쪽에 기계가 있는데 다 한건가? 싶은데 한두번 더 올라가고 검사가 끝났다.

끝나고 나오니 오빠는 집으로 보러 온다는 부동산 손님때문 신혼집으로 가기위해 떠나서 자리에 없었다. (그러나 신혼집에 도착할 쯤에 부동산에서 연락이 왔다. 손님이 오늘 약속을 취소했다. 엄청 열뻗...) 아빠도 오늘 검사 마무리 하는것까지만 보고 일을 나가셨다. 이제부터 퇴근까지는 엄마와 함께하는 보냈다.

이로써 이날의 검사는 모두 끝나고 식사를 하고 다음날의 검사 안내를 받으며 하루를 마무리 했다.

 

 

 

 

 

입원 3일차.

핵의학 심장기능 영상검사, 혹 제거에 대한 외과의 회진, 병실 이동

 

일정 시간마다 간호사가 몸 체크를 하며 돌아다닌다. 아침에 첫 체크를 하면서 오늘 하루는 링거를 꽂을 일이 없어서 팔에 꽂혀 덜렁거리던 주사를 제거했다. 그랬더니 이렇게 편하고 자유로울 수가 없다.

이날의 검사는 심장 검사밖에 없었다. 이러면 입원을 뭐하러 하나 싶지만 입원을 해야 모든 검사들이 시간이 비는 족족 내가 그 시간에 검사를 할 수 있는것 같았다.

매일 점심 직전에 혈액내과 담당의가 회진을 오는데, 전날에는 검사하느라 내가 자리에 없어서 회진을 하지 못했었다. 나에겐 입원 3일차인 이날이 담당 교수의 첫 회진이었다. 전날 찍은 CT와 PET에 대해 엄마와 나는 궁금할 수밖에 없어서 어떤지 물었다. 아직 공식적인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현재 다른부위에는 이상이 없다는 말에 엄마는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이어서 조직검사에 대한 설명을 해준다. 서혜부의 혹을 제거애서 그 혹으로 조직검사를 할 예정인데 이 혹을 제거하는건 외과에서 해주는 부분이라고 한다. 그래서 시술 요청을 해놓은 상태이지만, 의사의 스케쥴과 수술실의 스케쥴에 따라 언제 시술이 가능할지는 상황을 봐야 안다고 한다. 우선 입원 4일차인 내일 시술을 하고자 하는데 정확하진 않다고 안내를 받았다.

그렇게 회진이 끝나고 나중에 외과의가 왔다. 시술 설명을 들었냐고 말하면 혹이 난 부위를 촉진을 하신다. 만져보시더니 생각보다 혹이 크고 깊게 있어서 부분마취로 시술을 할 것인데 아마 시술 중에 많이 아플 것이라고 한다. 시간은 다음날 늦은 시간에 하게 될러며 혹여나 차질이 생기면 하루 더 미뤄질 수 있다고 안내한다.

외과의도 다녀가고 한동안은 엄마와 돌아다니고 샤워하고 티비도 보고 수다를 떨며 보내다가 오후에 검사 시간에 맞춰 안내원을 따라서 심장검사를 하러 갔다. 이곳에서도 방사능이 함유된 주사를 팔에 두대 맞았다. 하나 맞고 20분 후에 다른 하나를 맞고 바로 검사하러 검사실로 들어갔다. 역시나 기계에 누워있으면 알아서 검사하는지라 특별할 건 없었다.

이 검사를 끝으로 이날의 일정은 끝났다. 그렇게 하루가 마무리 되는 줄 알았으나 우리는 상급 병실인 2인실로 병실을 옮겼다. 첫날부터 6인실에 있었는데 내 좌측에 있던 분이 퇴실하고 새로운 환자가 들어왔는데 뭐가 좀 이상한 것이다. 당시 난 통화중이라 못 들었는데 엄마는 옆에서 하는 얘기들을 듣고는 나에게 얘기해줬다. 그냥 간단히 언급하자면 요양원에서 온 어르신인데 보호자는 따로 없고 간병인이 있는 것 같았다. 대소변을 못가리시고 피부병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의사와 간호사가 환자를 보면서 전염성 여부를 논했다는 것이다. 간호사가 격리동에 옮기냐고 의사에게 물으니 의사는 검사 후 결정하자고 했단다. 이거에 엄마를 잔뜩 겁을 먹고는 그냥 있었는데 어느순간 간병인이 대변을 처리하는지 엄청 심한 오물 냄새가 진동을 하는 것이다. 바로 옆에 있던 우리는 이를 못참아서 간호사 데스크에 가서 문의를 했다. 전염병이냐는 엄마의 물음에 간호사는 (지금보면 간호사의 실수이기도 하다.)난감한 표정을 지으면서 호흡으로는 전염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내가 옆 환자가 어떤 이유로 입원했는지 물으니 이건 개인정보로 알려줄 수 없다고 답한다. 어쨋든 뭔가 낌새가 이상하고 냄새도 너무 지독해서 병실이동을 요청했다. 같은 6인실로는 이동이 안된다고 해서 그럼 2인실로 이동하겠다고 하니 바로 이동절차를 밟아주었다.

2인실의 창가에는 어머니가 입원하고 아들이 보호자로 있었다. 이날 입원을 한것으로 보여지는데 중간중간 침대를 끌고 검사를 하러 자주 나가는데 그때마다 복도측에 있는 우리의 침대를 일부 해체를 해야해서 이에 서로 불편함을 느끼고는 보호자분이 자리를 서로 바꾸는게 어떻겠냐고 제안을 해주었다. 이 얘기를 간호사에게 얘기해서 서로 합의하에 자리 위치를 바꿨다.

이렇게 남은 입원생활은 이곳에서 했다. 저녁 후 간호사의 안내에 따라 다음날의 일정을 들으며 이날의 하루도 이렇게 마무리를 했다. 편한 검사는 이제 다 끝났다. 이제 무서운 두가지만 남았구나...

 

 

 

 

 

 

입원 4일차.

골수검사, 혹 제거술(조직검사)

 

지난 밤에는 옆의 환자분이 응급환자인지 밤중에도 계속 침대를 끌어가면서 검사를 하러 가고 의사들이 와서 검사를 하는 통에 중간에 3~4번을 깼었다.

아무튼 이날은 오전에 골수검사와 변동이 없다면 조직검사가 예정되어 있다. 전날 간호사의 안내대로 골수검사를 위해 아침 5시에 채혈을 해갔다.

다른 검사 일정은 변동이 많이 되었는데 골수검사는 검사하는 분이 딱 정해져 있어서 일정 변동이 없었다. 그러나 앞의 검사가 조금 지연되었는지 30분 정도 지연된 시간에 검사를 진행하였다.

특별한 검사실은 없고 내가 입원한 층의 간호사실 뒤에 처치실이 있는데 그곳에서 골수를 채취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여의사 한분과 남자의사 한분, 그리고 간호사가 몇 분 계셨다. 남자의사는 뭔가 작은 기계를 붙들고 있는 것으로 보야 여의사가 채취를 하는구나 짐작했다.

작은 간이침애데 엎드려 누우면서 검사는 진행이 되었다. 인터넷에서 양쪽 다 채취한다는 글을 본지라 이를 물어보니 보통은 한곳에서 채취를 한다고 한다. 그러나 골수가 잘 안나오면 반대편에서 마저 채취하는 경우가 있는게 그런일이 없길 서로 바란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엉덩이 부분의 뼈 위치를 찾느라 있는 힘껏 꾹꾹 누른다. 이게 약간 나는 마사지 받는 느낌이었다. 여러번 쎄게 누르더니 이제  마취 시작할게요~ 하며 말한다. '채취하는게 많이 아플까요?' 라고 물으니 '마취가 가장 아프구요 처음 5분만 좀 뻐근하고 힘들거에요'라며 친절히 답해준다.

왼쪽 궁둥이에 마취주사를 놓는데 일반 주사보다 더 깊이 들어가서 살짝 더 아픈것 같았다. 주사를 놓고 얼마 안되서 채취를 하는건가 싶어서 '어! 저 아직 느낌이 나요!' 라며 말했다. 그래서 좀 더 있다가 느낌이 나는지를 확인하고는 '이제부터 5분만 아플게요~'라는 말과 함께 채취 시작. 마취주사도 그렇고 초반에는 처음에 뼈 위치 찾느라 힘껏 누른 느낌의 여운으로 크게 아프다는 느낌은 안드는 것 같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 여운은 없어지니...

음...느낌은 좀 이상한? 기분나쁜? 그런 느낌이다. 뭐가 벽에 드릴로 구멍을 내듯이 드륵드륵하며 내 몸이 진동을 하며 뚫리는 느낌? 처음에는 여의사가 뭔지 모를 장비로 힘껏 작업을 함과 동시에 그런 진동을 느끼며 뭔가 하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다가 다 뚫었는지(?) 슬슬 뭔가 뽑아내는 느낌이 난다. 이게 엉덩이 부위가 뻐근하기도 한데 발끝에서부터 뭔가 빨려오는 느낌? 이 느낌이 좋진 않다. 이런 느낌이 채취하는 내내 있는건 아니고 중간중간에 느껴진다. 통증도 있지만 인터넷을 보고 겁을 먹었던 것처럼 엄청 아프진 않았다. 그래도 입을 다물기에는 통증이 있었는지 난 이상한 소리를 냈다.

"오우, 오우, 오,오,오, 으악, 오, 오우, 오우"

이런 소리로 통증을 호소하는데 처음 내뱉을땐 여의사도 남자의사도 웃더라. 내가 들어도 웃기다. 비명도 아니고 이상한 소리를 내니. 무튼 그런 소리를 계속 내며 채취를 하다가 중간에 들려오는 여의사의 말. '마취를 좀 더 할게요.' 응? 왜인진 모르겠지만 이미 마취가 되어서 느낌도 안나는 마취를 하고 채취를 계속 한다. 진행 중에 좀 통증이 쎌땐 으아아~ 하고 소리를 내니 그게 고비인지 '5초만 아플게요!' 이러면서 5초를 새준다. 이러면서 뭔가를 뽑아냈는지 내 몸에 뭔가 꽂혀있는 느낌만 나고 여의사가 남자의사에게 말하는게 들린다. '된건가요?', '좀 더 있어야 할 거 같은데' 그 말에 다시 힘껏 채취하는 여의사. 그렇게 두번인가 하다가 잘 안나오는지 '바늘을 좀 더 두꺼운걸로 바꿀게요' 라는 말이 들리고 또 하다가 '좀 더 깊이 주사좀 넣을게요.' 라는 말을 하며 더 깊이 뚫는다(?). 그렇게 다시 앞의 과정을 반복하는데, 아무래도 내 골수가 잘 안뽑히나~ 라는 생각에 '살이 쪄서 골수가 잘 안뽑히나봐요' 라고 물으니 웃으면서 '마른 것보다는 나아요'라며 답해준다. 이게 뼈에서 채취하다 보니 힘이 많이 드나보다. 오우,오우 하며 소리는 내는 와중에 여의사의 끙끙거리고 헉헉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길래 '힘내세요' 라며 응원을 해줫다. 그렇게 뽑아낸 골수가 이제 충분했는지 내 엉덩이뼈에 꽂혀있던 무언가를 제거하고 거즈를 붙여주며 '고생했으니 점심은 맛있는거 먹어요'라고 말해주길래 답했다. '조직검사가 있어서 못먹어요..' 그럼 저녁을 맛난거 많이 먹으라며 난 걸어서 바로 앞에 있는 내 침대로 돌아왔다.

인터넷 글들을 보고 겁을 먹었던 골수검사인데 생각보다 크게 아프진 않았고 채취하는 의사분도 긴장하지 않게 잘 타일러주면 진행을 해주어서 그런지 큰 고통 없이 무사히 검사 끝.

 

 

 

 

회진시간에 담당의가 왔다. 우리의 여러 질문에 대한 답고 안내를 해주었다. 현재 오후 5시에 혹 제거술이 잡혀있는데, 아직 확정이라고는 말하기 어렵다고 한다. 이날 못하면 다음날에 할수도 있다고 한다. 그럼 그냥 퇴원하고 예약하고 와서 해도 되지 않냐는 질문에, 예약을 하게되면 의사와 수술실의 스케쥴을 보고 일정을 잡기에 늦어진다고 한다. 반면 입원을 하고 있으면 중간에 시간이 비면 바로 할 수 있기 때문에 10일 이상 늦어지는게 아니라면 입원하여 기다리는게 좀 더 빨리 할수 있다고 안내한다. 이 시술을 외래로도 하기 때문에 시술을 하고는 바로 움직여도 상관 없다고 한다. 

이러한 설명을 듣고 금식을 하고 있으니 외과 레지던트가 와서 시술에 대한 안내와 동의서를 받아가고, 수술부위가 좌측 서혜부인것을 구두로 확인을 하고는 내 왼쪽 배에 표시를 한다. 그 후에 시술부위가 사타구니이다 보니 제모를 위해 간호사가 와서 제모약을 발라준다. 시간이 지나고는 물로 씻어내고 또 간호사가 와서 다시 팔에 링거 연결을 위한 주사를 꽂아놓고 간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데 갑자기 4시즈음에 간호사가 온다. 'OO님, 곧 수술실 갈테니 준비해주세요." 예정시간보다 빠른 시간에 시술이 들어가기에 당황도 했지만 아 그래도 오늘 하는구나 하는 안도감도 들었다.

모든 속옷은 탈의를 하고 병원복만 입고 있으니 바로 수술실로 안내해주는 분이 휠체어를 끌고 온다. 체어에 앉고 발에 녹색 천으로 된 신발을 씌우고, 단발머리인 나는 길이가 애매해서 묶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간호사가 묶는게 좋겠다는 말에 노란 고무줄로 양갈래 머리로 묶었다. 그러고는 안내원이 이끌어주는대로 수술실로 갔다. 가는 동안 걱정하는 엄마와 날 안심시켜주려고 말을 걸어주고. 수술실 앞에서 두 분 뭐 얘기 나눌거 있으면 나누라는 안내원에 말에 난 그냥 엄마보고 가라 그러고는 수술실로 들어갔다. 정확하게는 수술 대기실. 들어가니 큰 방이 하나 있고 그 건너편으로 수술실들이 있었다. 대기실에 날 두고 안내원은 나가고, 난 거기에 있든 직원? 간호사? 아무튼 그분에게 본인확인과 수술 부위를 확인하고는 수술실이 춥다며 뜨근하게 데워진 담요는 올려준다. 그 상태로 대기하니 내 시술을 하는 일원중 한분이 와서 수술실까지 휠체어를 끌고 이동한다.

내 인생에 처음으로 가보는 수술실. 그냥 병실이 있는 곳과 비슷하다. 복도가 있고 창이 나있고 각 방이 있는데 그 방들이 수술실인 듯 하다. 수술실 A,B,C.. 이런식으로 실이 있었다. 난 끝에 있는 수술실E로 갔고, 거기에 들어가니 뭔가 잡다한 장비들과 많은 사람들과 비닐, 그리고 청소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 안에서도 방을 더 들어가야 하는데 거기에 들어가려니 청소하시는 분이 아직 정리가 덜됐다고 해서 잠시 한 30초 정도 멈춰있다가 들어갔다. 들어가니 드라마에서 본것처럼 뭔가 장비들과 초록색 수술복을 입은 사람들이 여러명이 있다.

휠체어에서 일어나 수술대에 누웠고 주사가 꽂힌 왼팔은 외쪽에 거치대가 있어서 쭉 뻗었고 오른팔은 가슴에 올려두었다. 왼팔에는 손가락에도 산소도를 측정하는 기계를 꽃고 가슴쪽에서 뭔가를 붙인다. 아마 심장이나 호흡 체크하는 기계겠지? 그러니 옆에 어딘가에 있는 기계에서 띡띡 하고 심장박동에 맞춰 소리가 난다. 혹을 제거해야 하니 바지를 살짝 내리고 천으로 수술부위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덮는다. 언뜻 그 중에 전에 봤던 외과의가 보인다. 많이 아플까요 물으니 좀 아플거라고 한다. 곧 얼굴 위로도 천을 덮는데, 가슴부터 내 머리 위에 있는 뭔가에 천을 고정해서 천이 경사로 고정된다. 그래서 천이 얼굴에 닿지 않아 숨쉬는게 편하다.

누워있는 내 좌측에는 전날 안내하러 왔던 여자 외과의가, 우측에는 보조하시는 분인이 어떤 분인진 모르겠지만 남자의사가 있었다. 이 두분이 내가 움직이면 안되어서 그런지 날 좌우로 서로 누르면서 날 고정하고는 마취를 시작하겠는 여의사의 말과 함께 그들은 시술이라고 부르지만 나는 수술처럼 느껴지는 시술이 진행된다. 마취주사가 아프다. 이 시술을 하는 동안에도 골수때처럼 '오우, 오, 으악, 아파요, 아픈데, 뜨거운데' 등등 이상한 추임새를 눴다. 몇번 주사를 놓더니 마취가 된 듯 하고 레이져로 살을 가르는건지 아니면 메스로 살을 가르면서 피가 나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뜨거운 느낌이 나면서 살을 가르고 그 살을 쫙 땡기는 느낌이 난다.

엄마는 무서우면 양을 한마리씩 세라고 했지만 난 참 이상하게도 골수검사 때부터 느꼈지만 지금 뭘 하는건지 혼자 상상을 한다. 이때도 난 이건 뭐 하는거고 저건 뭐 하나보다 하면서 상상을 한다. 무튼 난 보질 못하니 촉각과 청각만으로 진행상황을 상상한다.

아무튼 살을 땡기는 느낌이 나면서 좌우에서 뭔가 서로 전문용어를 써가면서 진행을 한다. 뭔가 가르고 자르고 땡기고 이런 느낌들이 난다. 혹여나 내가 뭔가 알아들을만한 말이 나올까 귀를 쫑긋 세우며 있었지만 하나도 못 알아듣겠다. 목소리도 작고. 아무튼 중간중간 살이 더 찢어지는 느낌도 나고. 수시로 혈압재는 기계가 부풀었다 커지고, 또 중간에는 간호사인지 '환자분, 감염의 여부가 있어서 항생제를 넣을게요~' 라고 하며 팔에 꽂힌 주사기 통해서 뭔가 넣는것 같았다. 심장박동을 알리는 띠띠띠 소리에 오우,오우 이상한 추임새를 넣으며 진행하다가 중간에 정말 아플때가 있었다. 그때 아아악! 하고 살짝 소리를 내는데 마침 건넛방인지 어디선가 여자 비명소리가 들린다. 순간 잘못 들은건가 했다. 수술실은 방음이 안되나? 이러면서 다시 으아악의 소리(옆방의 그런 비명이 아닌 그냥 으아악 소리)를 몇번 내며 있는데 몸이 떨린다. 추워서 떨리는 건지 무서워서 떠는건지는 모르겠지만 핸드폰 진동마냥 온몸이 떨렸다. 그렇게 진행 중에 외과의가 말한다. '환자분, 지금도 많이 아픈데 혹이 깊어서 모두는 제거 못 하구요, 조직검사에 필요한 일부만 제거할게요.' 라고 말한다. 네~ 라고 말하며 마저 시술하다가 어느순가 꼬메는 느낌이 난다. 그 느낌에 아 이제 끝인가 보구나 하고 있는데 뭔가 뜨끈한걸로 닦는 느낌에 '어, 뭔가 뜨거워요!'라고 말하니 소독중이라고 한다.

이렇게 시술을 마치고 가슴에 붙였던 것을 떼고 손가락에 꽂은것도 떼고 혈압기도 떼고 옆에 이동용 침대를 끌고 온다. 옮겨 누우라길래 누워서 옆으로 이동하려 애쓰는걸 보더니 '앉으셔서 이동해도 되요'라고 말하길래 아 그래요? 라며 앉아서 이동.

이동침대에 누워서 아까 휠체어를 끌고 와줬던 분이 다시 아까 그 대기실로 이끌어준다. 거기에 날 두고는 나가고, 거기에 있는 직원분?이 나의 신분을 확인하고는 위에 덮인 담요를 가져가니 덮여있던 얇은 이불이 드러나는데 내 발까지는 덮여있지 않아서 부끄러워 발을 꼼지락 거렸다. 그걸 보고는 웃으며 발까지 이불을 덮어주고는 조용히 천장을 보며 기다리고 있었다.

옆에 할아버지도 수술을 방금 하고 나왔는지 나처럼 누워 있다가 안내원이 데리고 나갔다. 혼자서 천장을 보고 오른쪽 벽에 있는 산의 사진도 보고 다시 천장을 보고 있었다. 문뜩 신혼집에 혼자 있을 오빠가 생각났다. 왜인진 모르겠지만 그때 혼자 천장과 벽을 보면서 엄청 눈물을 흘렸다. 왜 흘린건지는 모르겠다. 그냥 오빠가 보고싶어서 그런가 싶다. 눈물을 흘리다 보니 코도 나오고. 혼자 조용힐 훌쩍이면 눈물 콧물 닦는데 잘 안닦여서 그 공간에 있는 아까 담요를 가져간 그분께 휴지좀 달라고 할까 하다가 그냥 뒀다. 그렇게 10분인가 20분이 지나니 날 병실로 옯겨줄 사람이 온다. 천장을 보면서 이동을 하다보니 눈물이 쏙 들어간다. 그렇게 병실 문 앞으로 와서는 일어나서 걸어서 내 침대로 와 누웠다.

이제 모든 검사가 끝났다. 나중에 저녁때인가 레지던트가 왔다. 시술을 문제없이 잘 되었고, 혹을 가능하면 다 제거할 예정이었지만 너무 깊어서 필요한 만틈의 혹만 떼어냈다고 한다. 엄마가 다시 이상 없는거겠죠? 라며 물으니 악성림프종이 의심되어서 검사를 다 한거였고, 후에 예약을 잡고 결과를 들으러 오면 된다고 말한다. 추후의 가능성이 총 3가지인데, 하나는 림프종일경우는 그에 따른 치료가 진행될 것이고, 두번째로는 크게 문제가 없는 혹이라면 제거하지 않고 그냥 지내고 되는 것, 마지막으로는 림프종은 아니지만 제거가 필요한 혹이라면 다시 외과쪽으로 예약을 잡고 제거 수술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세가지를 얘기하지만 아마 악성림프종이거나 제거하지 않아도 되는 혹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을 한다.

이때부터 이 레지던트가 전날까지는 림프종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었는데 악성림프종이라는 단어를 쓰기 시작하길래 난 예상을 하고 마음의 준비를 했었지만 엄마는 기억을 못했나보다.

무튼 그렇게 모든 검사는 끝이 났고 다음날 퇴원하는 것으로 입원 생활은 끝이났다.

 

여담으로 2인실에 있던 옆 환자의 이야기를 하자면, 옆에서 지켜보면서 정말 안쓰러웠다. 한달 전인 추석 때까지만 해도 보호자로 온 아들과 같이 잘 걸어다니던 어머니가 갑자기 두통이 있고 이게 여러 병원을 오가면서 알게 된게 뇌암 말기라고 한다. 우리가 전날부터 본 환자는 한달 전 멀쩡했다고는 상상이 잘 안되는 모습이었는데. 환각과 환청이 들렸고 혼자 서있지는 못하시고, 눈앞이 보였다 안보였다를 반복했었다. 아들의 부축으로 화장실을 가고 식사를 겨우 하시며 계속 아프다고 통증을 호소하시고 진통제를 놔도 이게 잘 듣질 않았다. 링거를 많이 꽂아야 했는지 양 팔에 주사를 꽂아서 링거를 달고 있었는데 이날 밤에는 이게 불편하다며 혼자 양팔의 주사를 뺐는데 밤에 자다가 깨서는 양팔에 피가 철철 넘치는걸 보고는 놀라서 간호사를 다급하게 불렀었다. 이렇든 혼자 두기에는 너무 걱정이 되어서 근 2일간 보호자는 식사도 제대로 못하며 곁에 있었는데, 중간에 자리를 비울때는 우리가 대신 봐드리고 했었다. 혹여나 비상시를 위해서 보호자의 전화번호를 받아놓고는 환자가 아들을 찾거나 일어나려고 하면 연락하곤 그랬다. 뇌암 말기의 소식을 들었는지 저녁 늦은 시간에 여러번 친척들과 지인들이 면회를 왔었고 다들 울다 가셨다. 중간중간 시간이 날때는 보호자와 얘기도 나누고 그랬는데, 자리를 비우는 동안 우리가 어머니를 봐주는게 고마웠는지 음료를 주고는 했었다. 전라도에서 급히 택시를 타고 올라온것 같았는데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해주었었다. 옆에서 2일동안 보는데 참 안쓰럽고 차분히 어머니 곁을 지키는게 정말 효자신 것 같았다. 담당의사인 분도 자주 왔었는데 처음 그 보호자분을 보고는 '어 우리 지극한 효자분, 내가 기억한다고'라며 인사를 나눴던걸 들었다. 정말 효자신 듯...

그 아드님의 말로는 우리 퇴원하는 날에 그분도 다시 집근처의 병원으로 옮길 예정이었는데 뇌압의 문제 등으로 다른 과로 옮기고 병실도 옮겨서 더 두고 봐야해서 입원생활이 늘어나는 것 같았다. 옆에서 보면서 정말 여러가지로 많은걸 느꼈었다.

 

 

 

 

 

 

입원 5일차.

퇴원, 검사결과 예약, 수납

 

오전에 간호사가 퇴원 절차를 알려주었다. 입원과 검사 비용안내와 퇴원 후 주의사항, 예약일정 등등의 안내를 받고 옆 보호자와 인사를 나누고 나왔다. 예약은 약 일주일 뒤로 잡았었는데 추후에 너무 촉박하게 일정을 잡았다며 일정을 변경했었다. 그래서 내가 검사결과를 들은건 퇴원날 기준으로 약 2주가 된 시점이었다. 이 때에도 잠정적인 결과였고 확실한 결과는 총 3주가 된 시점에서 최종 진단을 받았다.

 

C859 상세불명의 비호지킨림프종.

발견되었던 서혜부의 혹과 그게 골수까지 전이된 노달 마토마 림프종 4기.

low grade lymphoma, (Nodal Maltoma) stage 4 (BM)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