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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림프종) 투병기/항암, 외래 기록

[림프종4기] 완전 관해를 받다.(협진, 최종 검사 결과, 관해 후 궁금한 것들)

by 하늘을 헤엄치는 문어 2020.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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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살인 난 암환자다.

진단 코드 C859.

상세불명의 비호지킨림프종.

그 중에서

저등급 변연부 B세포 림프종.

(마지날존 림포마.)

골수까지 침범되어 4기이며

R-CVP 요법으로 8회 진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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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3일 수요일

최종 검사 결과, 완전 관해를 판정 받다.

관해 후에는 어떻게 지내야 하지?


일기식으로 작성하여 글이 길다. 간단한 요약 정리는 맨 아래에 있다.

8차 항암이 모두 끝난지 약 한 달이 지나서 골수검사와 CT, PET CT 검사를 시행했었다. 그리고 약 일주일이 지난 이날은 협진을 통해서 나의 몸 상태를 확인하는 날이다. 예약 당시에 협진 때에도 당일의 혈액수치를 확인해하고는 모든 검사 결과를 알려줄 것이니까 늘 그랬던 것처럼 1시간 30분 일찍 와서 채혈을 하라고 안내를 받았었다. 또 협진 하루 전에는 림프종 전문 간호사에게 전화가 왔었다. 협진 예약 시간이 몇 시 몇 분이며 몇 번째 순서이니 예약 시간보다 10분인가 일찍 오라는 안내 전화였다. 협진실에서는 보호자 1인 까지만 입실이 가능하고 마스크는 필히 착용해야 하며, 안에서 음료 같은 건 마실 수 없다는 코로나 확산 방지 차원의 안내도 덧붙였다.


친정에 올라와 있었던 난 금식을 하고는 부모님과 함께 협진 시간보다 일찍 병원에 가서 채혈을 하고 주차장에 있는 차에 있었다. 이날 병원으로 오기로 했던 오빠도 도착했다. 주차장에서 넷이 만나서는 안부 인사를 나누고 다시 신혼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챙겨온 짐들과 엄마가 싸준 반찬들을 오빠 차에 옮겼다. 그리고 아침 겸 점심으로 먹으려고 싸온 엄마표 김밥을 엄마 아빠는 아빠 차에서 나와 오빠는 오빠 차에서 각각 먹었다. 그리고 협진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우리는 병원 3층으로 올라갔다.


협진실에는 보호자가 한 명만 들어갈 수 있기에 엄마와 나만 들어가고 아빠와 오빠는 밖에 대기실에서 기다렸다. (예전 첫 협진 때에는 부모님과 오빠 모두 들어갔었다.) 예약한 시간보다 조금 이른 시간에 나를 호명하는 소리가 들리고 엄마와 같이 협진실에 들어갔다. 저번에는 관련 인물들이 10명 넘게 있어서 공간이 꽉 찼었는데 이날은 5~7명 정도밖에 있지 않아서 공간이 널널했다. 코로나 때문에 인원을 최소화 했나 싶은 느낌이지만 정확하진 않다.


처음 혹을 발견하여 서울아산병원에서 검사를 하고 진단을 받았던 이야기부터 전원을 하고 항암을 어떻게 진행했고 최초의 검사 결과부터 최근에 했던 검사까지의 모든 자료들을 보면서 브리핑 및 검사 결과를 알려줬다.


담당 교수님이 본인의 목소리가 우리에게 들리는지 확인하시고는 말씀하신다. 

30세(만) 여성이고 이번에 협진을 두번째 하는 분이다. 작년 8월에 우연하게 왼쪽 서혜부(사타구니)에 혹이 만져져서 서울아산병원에서 조직검사를 하고 우리 병원(서울성모병원)으로 왔다. 작년 11월 말부터 금년 4월 말까지 8번의 항암을 시행했다. 이번에 종합적인 검사를 했고 자료를 보겠다.


영상 관련의가 자료를 띄우며 말씀하신다.

작년 10월 외부 병원에서 찍은 CT와 PET CT 사진을 보면 왼쪽 허벅지에 있는 커다란 검은 덩어리가 가장 눈에 띈다. 직경 2.5cm의 혹인데 이게 림프종이었다. 이번에 찍은 사진을 보면 혹이 사라진 것이 보인다. 사진상으로는 완전 관해라고 생각이 된다. 같이 촬영했던 목과 흉부 사진에서도 이상은 없다.


다시 교수님이 말씀하신다. 

혹과 암세포들이 모두 소실되었다. 골수 검사는 아직 최종 보고서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중간 예비 결과는 골수에 침투가 없는 것으로 나와서 최종 결과도 좋게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잘 치료가 된 것 같다.


이렇게 간단히 설명이 끝나고 불편한 게 있는지 손발이 저리지는 않는지 물으시길래 괜찮다고 했다. 케모포트를 갖고 있는지 물으시길래 갖고 있다고 답했다. 자료를 정리하시면서 한 달 뒤에 외래로 보자고 하신다. 골수는 괜찮은지 재차 묻는 엄마의 질문에 한 달 뒤에 외래 오면 그때 최종 리포트가 나오니 그 때 알 수 있을 거라고 하신다. 현재까지 나온 결과로는 깨끗하니 치료가 잘 됐을 거라고.


협진이 끝나는 분위기이다. 물어볼 것들을 잔뜩 적어왔는데 역시 묻기 어려운 분위기.. 그래서 정말 중요한 것들만 물어봤다.

 


 



앞으로 검사 주기는 어떻게 되나?

검사 주기는 자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지금 생각에는 6개월에 한번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2년 동안 검사를 6개월 주기로 하는 건가?

5년 동안 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면 된다.


조심해야 하는 음식이 있는가? 

지금은 조심하지 않아도 괜찮다. 


날 음식은 먹어도 괜찮나?

먹어도 괜찮다. 회나 이런 거는 그래도 올여름에는 먹지 말고 겨울부터 먹길 바란다. 나머지 음식은 딱히 제한할 것이 없다.


직화구이 같은 음식도 괜찮은가?

괜찮다.


감기 같은 자잘한 병에 걸렸을 때에는 주변에 있는 병원에 가도 되는가?

괜찮다.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는 협진실 밖으로 나왔다. 금방 전문 간호사도 나와서는 혈액내과로 이동하며 안내사항들을 알려준다. 


아직 포트를 갖고 있는데 마지막으로 소독을 어제 했냐고 묻는데 이게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했다. 소독? 그런거 한 적 없는데. 그런데 알고 보니 케모포트가 혈액에 의해 막히지 말라고 항암하고 나비니들을 제거하기 전에 해파린을 넣는데 이걸 의미하는 것이었다. 즉 마지막 항암날을 얘기하면 되는 것. 4월 말에 마지막으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니 안내해주는 전문 간호사.


앞으로 케모포트는 두 달에 한번은 소독을 해야 한다. 오늘 온 김에 소독을 해도 되고 아니면 다음 외래 때 기간이 맞으면 그때 해도 된다. 교수님이 나중에 포트를 제거하자고 하면 제거할 것이다. 보통 2년 후에 주로 제거하기 때문에 만약 그때까지 포트를 갖고 있게 된다면 주기적으로 포트를 소독하러 와야 한다.


우선은 한 달 뒤에 골수검사 최종 결과를 들으러 올 것이다. 진료 시간 전에 혈액검사 하고 외래 진료를 볼 것이다. 골수검사 결과가 나오는데에는 3주가 걸리는데 외래 올 때에는 결과가 나오니 그때 결과를 들을 수 있다. 골수 검사에서 1차 검사 결과는 검사 다음날에 나오는데 그건 결과가 좋지만 조직검사는 아직 결과가 다 안 나왔다. 오늘 영상 검사(CT, PET CT)로는 완전 관해가 되었기 때문에 나머지 결과까지 괜찮으면 완전 관해라고 보면 된다. 그렇게 완전 관해가 확정이 되면 교수님이 3개월이나 6개월에 한번씩 병원에 오라고 안내를 해주실 거다.


손발 저림이 아직 있는가?

긴가민가 하는 정도로만 남아있다. (사실 애매하다. 느낌이 없는 것도 같고 있는 것도 같고 해서...)


약은 한 달 치 더 처방할 것이니 증상이 있으면 먹고 없으면 안 먹으면 된다. 먹을 때에는 모든 약을 다 먹고 안 먹을 때에는 모든 약을 끊으면 된다.


안 먹다가 증상이 있어서 다시 먹어도 되는 건가?

다시 먹어도 된다. 증상 여부에 맞춰서 약을 복용하거나 끊어라.


포트(케모포트를 포트라고 보통 줄여 말하는 것 같다.)는 늦어도 8주마다 한번씩 소독을 해야 한다. 진료와 상관 없이 주사실 열린 시간에 와서 소독을 받으면 된다. 


여기(3층 혈액내과 주사실)로 오면 되는가?

그렇다. 이곳 주사실에 와서 진료카드로 접수를 하면 호명하고서는 해줄 것이다.


항암 종료 후 최소 마지막 항암으로부터 3개월 지나는 시점부터 예전처럼 식사와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오늘 백혈구 수치도 괜찮기 때문에 식이도 다 가능하다. 그래도 올해 여름에는 회 같은 것은 조심하는 것이 좋다. 민간요법 같은 것은 전혀 안 했으면 한다. 면역력을 증진시킨다는 특이식품 같은 것들 굳이 찾아서 먹지 않길 바란다.


홍삼 액기스 같은 이런 즙 종류도 먹으면 안되는가?

이왕이면 안 먹었으면 한다.


영양제 같은 것은 먹어도 괜찮은가?

종합 비타민 같은 거 1~2가지 정도만 복용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위처럼 안내해 주고는 전문 간호사는 부랴부랴 다시 협진실로 돌아갔다. 안내를 받으면서 혈액내과 접수실로 왔기에 전문간호사에 바톤터치를 받은 간호사가 바로 예약 안내를 해주었다.


다음 예약 일정 및 설명다음 예약 일정 및 설명.. 멀쩡한 사진인데 왜 화질이 깨지는지 모르겠다..


약 한달 뒤에 외래를 오면 되고 혈액수치도 봐야 하니 미리 와서 피검사를 하면 된다고 알려준다. 포트를 주기적으로 소독을 하라고 안내를 받았는데 제거는 하지 않는지 물어보니 포트 제거는 바로 하지 않고 추적검사를 어느정도 하다가 이상이 없으면 제거한다면서 최소한 6개월 후에 제거가 가능하다고 한다. 


포트 소독은 다른 주변에 있는 병원에서 해도 되는지 물어보니 주변에 소독해주는 곳이 있으면 그곳에서 해도 된다고 알려준다. (아마 그냥 익숙한 이곳으로 올 것 같다...) 소독도 예약을 하고 와야하는지 물어보니 예약 할 필요 없이 주사실에 와서 접수하면 된다고 한다.





<요약정리>


- 8차 항암을 완료한 나는 영상자료(CT, PET CT)와 골수 1차 검사 결과로는 예비 완전 관해이다.

- 골수의 조직 검사 결과(최종 보고서)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

- 약 한 달 뒤에 최종 검사 결과를 볼 수 있으니 한번 더 외래로 방문 예정이다.

- 현재로서는 완전 관해 시 5년 동안 6개월에 한번씩 내원하여 검사를 할 예정이다.

- 케모포트는 아직 제거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

- 그래서 늦어도 8주에 한번씩은 주사실에 와서 포트 소독을 해야 한다.

- 포트 소독은 예약이 필요 없다.

- 관해 후 음식은 제한할 것이 없다.

- 그러나 이번 여름이 끝날 때 까지는 회는 조심하는게 좋겠다.

- 앞으로도 민간요법은 하지 않기를 권장한다. (그냥 건강한 집밥으로 일반식을 먹는게 가장 좋을 듯 하다)

- 영양제는 과하지 않은 선에서는 복용해도 괜찮다.

- 그동안 복용하던 증상(항암 부작용) 완화에 관련된 약을 한달치 처방해줬다.

- 증상이 있을 땐 복용하고 없으면 먹지 않으면 된다.

- 마지막 항암 일로부터 최소 3개월은 지나야 예전 식습관과 일상생활로 돌아올 수 있다.

- 그래서 난 그냥 올해까지는 조심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음식이든 뭐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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