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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림프종) 투병기/항암, 외래 기록

[림프종4기] 마지막 8차 항암을 다녀오다. (감사합니다.)

by 하늘을 헤엄치는 문어 2020.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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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살인 난 암환자다.

진단 코드 C859.

상세불명의 비호지킨림프종.

그 중에서

저등급 변연부 B세포 림프종.

(마지날존 림포마.)

골수까지 침범되어 4기이며

R-CVP 요법으로 8회 진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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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24일 금요일

마지막 8차 항암을 다녀오다.


시간대별 정리 후 일기를 작성한다.


7:00 병원 도착

~8:00 혈액검사, 소변검사, 흉부 x-ray, 심전도.

8:55 수액 투여 시작. 

10:17 과민반응 방지용 약 복용, 주사

10:31 맘테라 투여 시작. 속도 100.

10:59 혈압 및 체온 측정. 속도 200.

11:30 혈압 및 체온 측정. 속도 300.

11:20 림프종 전문 간호사 회진

12:00 혈압 및 체온 측정. 속도 400.

12:33 리툭시맙 투여 완료. 식염수로 링거 세척.

12:45 구토 방지 주사.

12:50 엔독산 투여 시작. 속도 250.

2:50 엔독산 투여 완료. 식염수로 링거 세척.

3:00 빈크리스틴 투여 시작. 속도 200.

3:35 빈크리스틴 투여 완료. 식염수로 링거 세척.



<참고 글 링크>


 


 



이제 항암도 마지막이구나!

기쁜 마음을 갖고 부모님과 병원에 가서는

모든 검사 후 6층 통원주사실로 올라갔다.


마지막 항암이고

그동안 고생해준 간호사들도 고맙고

안 그래도 많은 환자들 케어하려면 힘들텐데

더구나 코로나19 때문에 환자가 더 몰려서

더더욱 고생을 많이 했던 분들이라

감사의 선물(?)로

초콜렛을 잔뜩 준비해갔다.


나는 1~4차까지 날 담당했던 간호사와

5~7차까지 담당했던 간호사가 다르다.

중간검사를 기준으로 항암 요일이 바뀌었는데

간호사들이 요일에 따라

담당 구역이 바뀌어서 그런 듯 한데..


개인적으로는 난 1~4차 때의 간호사가

정이 가고 마음에 들었었다.

첫 항암을 같이 보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간호사가

나와 맞는 사람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그 간호사에게

초콜렛을 주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이날은 웬일인지 그 간호사가 

통원주사실 접수대에서 날 맞이해준다.


우선 왔으니 몸무게를 쟀다.

이번에도 7차 때와 몸무게가 비슷하다.


저번에도 그러더니 이번에도

어느 자리에 앉고 싶은지 묻는다.

엄마랑 둘이서

어느 자리가 창가였고

침대 조정하는 리모콘이 있었는지 얘기하니

간호사가 알려준다.


최근에 대청소를 하느라

침대 위치가 바뀌었을 거라고.

혹시 원하는 자동 조절되는 침대 원하면

한번 안에 들어가서 보고 오라고 하길래

엄마가 들어가서 보고왔다.

그래서 창가는 아니지만

리모콘으로 조정이 되는 침대자리로 갔다.


그러면서 엄마랑 속닥속닥..

원래는 안에 주사실에서

이번에도 5~7차까지 담당하던 간호사가

날 담당할테니 그 간호사에게

초콜렛을 주려고 했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이 간호사가 접수대에만 있고

주사실에서는 못 볼 수도 있어서

지금 저 간호사한테 초콜렛을 주자고 얘길 나눴다.


오늘이 저 마지막 항암이에요~

그동안 고생하셨고 너무 고마워서요.

초콜렛인데 간호사분들이랑 나눠 드세요.


라고 말하며 초콜렛을

간호사에게 건냈다.


와 감사합니다~

000(내 이름) 환자님 제가 초반에 담당했었는데~


이렇게 말하는 간호사!


어!? 맞아요~

저 기억하세요?


라고 말하니 당연히 기억한다고 말하신다.

환자가 한둘이 아니라서

기억 못할 줄 알았는데..

고마워요 간호사님!


 


 



아무튼 초콜렛과 함께 감사함을 전하고는

자리를 잡고 시간에 맞춰서 항암을 진행하는데

오늘 뭐가 근무 체계가 바뀌었나?

아까 그 간호사가 이날 항암을 담당해주셨다!

첫 항암과 마지막 항암을 이분께서 해주셨다.

너무 좋았다!




< 리툭시맙 투여량 >

1차 항암 : 701.25mg

2차 항암 : 701.25mg

3차 항암 : 712.5mg (+2kg)

4차 항암 : 720.0mg (+2kg)

5차 항암 : 723.75mg (+1kg)

6차 항암 : 716.25mg (-1kg)

7차 항암 : 716.25mg (유지)

8차 항암 : 716.25mg (유지)



< 엔독산 투여량 >


1차 항암 : 1402mg

2차 항암 : 1402mg

3차 항암 : 1425mg (+2kg)

4차 항암 : 1440mg (+2kg)

5차 항암 : 1447.5mg (+1kg)

6차 항암 : 1432.5mg (-1kg)

7차 항암 : 1432.5mg (유지)

8차 항암 : 1482.5mg (유지)


7차 때의 예언은 적중했다.

이번에도 두통이 왔다!



왜 노란 봉투에 쌓여있는 것인지

물어보려 했는데 까먹었다..




점심으로 먹은 엄마표 김밥~

초반에는 이것저것 많이 챙겨왔었는데

항암을 거듭하면서

가져오는 짐이 점점 줄었다.


가끔 항암하러 와서 보면

짐을 한보따리 챙겨오시는 분들 보면

아, 저분 오늘이 처음이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나도 처음에 캐리어를 끌고 왔었으니...ㅋㅋ


 


 



항암 중간에는 늘

림프종 전문 간호사님과

항암을 담당하시는 의사분이 회진을 돈다.

마지막 항암이라며 조용히 축하해주셨던 두 분.


림프종 전문 간호사님은

다음 진료 일정을 잡아주시고.

난 궁금한 것들을 몇몇 물어봤다.


마지막 최종 검사들은 언제쯤 하게 될까요?

다음 주까지 8차 항암기간에 포함되니까

그 후에 하게 될 거에요~

검사는 영상검사(ct, pet ct)랑

골수검사 할거구요.


그 검사들 모두 하루 안에 할 수 있나요?

다음 진료 때 일정을 봐야 알겠지만

아마 힘들 거에요.


항암 끝나고서는 원래 몸으로 금방 돌아올까요?

아마 2~3개월은 지나야 약이 빠지면서

원래 몸으로 돌아올 거에요.

(기억이 잘 안난다.. 3~4개월 이었나?)


이런 간단한 것들을 물어보고.

이 림프종 전문 간호사님은

여기 항암 주사실에 있는 간호사들과는

다른 장소에서 업무를 보시기 때문에

초콜렛을 따로 준비해놨었다.


사람이 많은 이곳에서는

드리기 좀 그래서

다른 환자들 회진이 다 끝날 때까지

엄마가 주사실 밖에서 기다렸다가 드리려고 했으나

간호사님은 마음만 받겠다며

초콜렛은 받지 않으셨다.


그래서 그 초콜렛?

나랑 엄마가 먹었다.

꿀맛!



6층에 있는 야외 정원 쪽에

보안 요원이 한 분 있는데

엄마가 왔다 갔다 하다가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 그분께

고생이 많다며 초콜렛 몇 개 드리고 왔다.


초콜렛을 주니 그 직원이

항암을 몇차째 하고 있냐고 묻길래

오늘이 8차로 마지막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랬더니 그 요원은

아버지가 암(무슨 암인지 기억이 안난다.)으로

항암을 꽤 많이 진행하고 계신 상태라고 말했단다.


정말..

겪어보지 않아서 그렇지

알고 보면 암 환자가 꽤 많은 듯 하다.





항암을 하는 중에

간호사들의 교대 시간이 왔다.

그때가 내가 빈크리스틴 투여가

끝날 때 쯤이었나 그랬었는데.


간호사가 갑자기 나에게 와서는

가요~ 이러길래

네? 저 다 끝났어요?

라고 당황하며 물었다.

알고 보니 마지막 인사였다.


아뇨~ 저 간다구요~ㅎㅎ


라면서 내 손을 맞잡으며 흔든다.

같이 잡은 손을 흔들면서 인사를 나눴다.


아~ 교대 시간이구나~ㅎㅎ

그동안 너무 고마웠어요~

안녕히 가세요~


000 환자님도 마지막 항암 마저 잘 하시구요~

건강하세요~

초콜렛 잘 먹었어요~


라며 인사를 나누고는

님은 가셨습니다...ㅋㅋ


떠나는 간호사님 뒷모습을 보면서

엄마랑 얘기를 나눴다.

확실히 저 간호사가 친절하다며..





마지막 항암 인증샷!

마스크 쓰면서 화장을 안하니까 너무 좋다.

편해...


이제 통원 주사실 바이바이~

다신 오지 말자 제발!

이런 경험은 이번 한번으로 족하다.

영영 빠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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