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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림프종) 투병기/항암, 외래 기록

[림프종4기] 항암 끝! 최종 검사를 다녀오다. (골수검사, CT, PET CT)

by 하늘을 헤엄치는 문어 2020.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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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살인 난 암환자다.

진단 코드 C859.

상세불명의 비호지킨림프종.

그 중에서

저등급 변연부 B세포 림프종.

(마지날존 림포마.)

골수까지 침범되어 4기이며

R-CVP 요법으로 8회 진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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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29일

최종 검사를 하러 다녀오다.

(골수검사, CT, PET CT)



< 검사와 관련된 참고 포스팅 링크 >

31살, 암 환자가 되었다. (림프종 판정까지의 기록 정리) - 서울아산병원


 


 



5월 초에 마지막으로 병원에 다녀오고서 신혼집으로 돌아와 지내다가 검사 전날 다시 친정으로 올라왔다. 검사 전날 저녁 이후로는 물을 포함하여 금식을 했다. 그리고 검사 당일, 부모님과 함께 검사하러 아침 일찍 병원에 갔다. 


이날의 검사 순서는 오전에 피검사와 골수검사, 오후에 CT와 PET CT였다. CT와 PET CT는 처음 림프종 진단을 위해 서울아산병원에서도 했었고 항암을 절반 하고서 서울성모병원에서도 해봤으니 나름 익숙하지만 골수검사는 림프종을 최초로 확진 받은 서울아산병원에서만 했었기에 긴장이 되었다. 그 당시엔 인터넷에서 아프다는 사람과 아프지 않다는 사람들이 많았었지만 나는 아파서 힘들었다라고 말할 정도로 아프진 않았었다. 그런데 3차 항암 때 주사실에서 만난 나와 같은 림프종의 아주머니는 서울성모병원에서 골수검사를 하는데 너무 아팠다고 내게 말했었다. 또 오빠의 대학 동기이자 나의 선배도 다른 병원에서 골수검사를 했었는데 살면서 그렇게 아픈건 처음이었다는 이야기를 오빠에게 했었다. 오빠는 오히려 나는 안 아파했다고 말하니까 오히려 나를 신기해 했던 오빠의 동기.. 아무튼 그래서 겁이 났다. 서울아산에서는 운이 좋아서 안 아팠었는데 여기에서는 아픈거 아닐까...?




< 골수검사 >

병원에 도착해서 익숙하게 채혈을 하고 예약 시 안내를 받았던 대로 3층의 혈액내과 주사실로 들어갔다. 나는 늘 항암을 6층 통원주사실에서 했었기에 이곳은 처음이었다. 주사실 입구에 보니 병원진료카드를 찍는 기계가 있어서 찍고 기다리니 순서대로 이름을 부른다. 내 이름이 호명되어 간호사를 따라 주사실로 들어갔다. 혈액검사 하셨죠? D구역에 있는 몇 번 침대에서 하의만 갈아입고 A구역에 있는 주사실로 오세요. 안내해준 침대로 가서 커튼을 치고는 바지만 갈아입고는 말해준 주사실로 갔다. 작은 방 안에는 작은 침대와 그 옆에는 뭔가 작은 기계 같은 게 있었고, 간호사 1명과 남자 의사 1명이 있었다. 검사실 문을 닫고 의사의 안내에 따라 침대에 엎드려 누웠다. 누우니 의사가 어떻게 검사를 할 것인지 전반적으로 알려준다.


"환자분 본인 확인 할께요, 생년월일과 성함 알려주세요"

"00년 00월 00일 아무개요"

"지금 골수검사를 하실거구요, 엉덩이뼈 쪽에 바늘을 꽂아서 골수채취와 조직검사를 할거에요. 시간을 10분 정도 예상하구요, 국소 마취 후에 진행을 할 거에요. 골수 검사는 양쪽 다 합니다."

"골수 양쪽 다 뽑아요!? (서울아산에서는 왼쪽만 채취했었다.)"

"네 양쪽 다 채취합니다."

"많이 아플까요?"

"마취를 하더라고 뼈는 마취가 잘 안되서 통증이 있을 수 있어요."


"오른쪽 먼저 채취합니다. 마취 주사 들어갈 거에요. 약간 따끔합니다."


안내가 끝나자 따끔하면서 바늘을 꽂는 느낌이 난다. 림프종을 겪으면서 하도 몸에 구멍을 많이 내서 이제 이런 통증은 그려러니 한다. 주사 바늘이 크든 작든 그냥 다 똑같아 이제... 마취를 하고는 빨리 마취 되라고 막 문지른다. 그러고는 얼마 안됐는데 의사가 말한다.


 


 



"마취 잘 됐구요. 이제 바늘 들어갈게요."

"벌써 마취가 됐어요??"

"네 마취 되었어요. 바늘 들어가면 뻐근한 느낌이 들 거에요."


다행이 마취가 되었는지 통증은 없다. 바늘이 들어가면서 뭔가 느낌이 난다.


"뼈에 닿는 느낌 나세요?"

"네"

"바늘 다 들어갔구요 골수 뽑을 거에요. 뽑힐 때 뻐근한 느낌 날거에요."


말을 들으면서 서울아산병원에서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와 같은 느낌이겠지? 난 으악으악 거리면서 이상한 소리 내고, 채취하는 여의사도 힘들어했었는데. 막 헉헉 거리면서 뼈 뚫으면서 채취하고. 난 힘내라고 응원하고. 난 드릴에 뚫리는 것처럼 드륵드륵하면서 골수 채취하고 그랬었는데. 잘 안뽑히니까 살이 있어서 잘 안뽑히냐고 물었더니 마른 것보단 낫다고 여의사가 그랬었는데.

이런 생각을 하면서 그때의 느낌을 기대하며 마음의 준비(?)를 하는데 왠걸? 뭔가 간단하다. 뭔가 꾸룩꾸룩 하면서 빨려나가는 느낌이 든다. 뽑혀나가다가 살짝 아픈 느낌이 잠깐 난다.


"다 됐구요. 조직검사 할게요."


뭔가 따끔따끔하다. 조직을 채취하는 건가? 서울아산병원에서는 골수만 뽑고 뭔가 채취하는건 없었던 것 같은데..


"다 끝났습니다. 바늘 밸게요. 조금 아플거에요."


이러고는 벌써 오른쪽의 골수검사와 조직검사가 끝났다. 과거의 골수검사와는 너무 달라서 물어봤다.


"골수 채취를 기계로 하는 건가요?"

"? 아니요."


뭔가 나의 느낌대로 말하자면 서울아산은 수동, 서울성모는 자동인 느낌이었다. 서울아산병원에서는 골수를 채취할 때 직접 뼈에 드릴로 구멍을 뚫고 거기에 굵은 바늘을 꽂아서 있는 힘껏 골수를 빨아당기려는 느낌이었다면, 서울성모병원에서는 기계로 구멍 뚫고 굵은 바늘 꽂아서 기계로 슈루룩 하고 골수를 뽑아내는 느낌? 그래서 서울성모가 더 단시간에 채취가 끝난 느낌이었다. 음료로 비유하자면 서울아산은 빨대로 걸죽한 슬러시나 밀크쉐이크를 있는 힘껏 빨아 마시는 거라면 서울성모는 물이나 일반 액상 주스를 빨대로 수월하게 쭉죽 빨아 마시는 것과 같다고 할까... 서울아산에서는 의사가 엄청 힘들어 했는데 여긴 그런게 없었다. 뭐가 다른거지?


"이제 왼쪽도 아까처럼 마취 할게요."


그러고는 마취를 하는 의사. 마취를 하면서 말한다.


"왼쪽은 검체가 많지 않아서 더 수월할 거에요."


라고 말했는데 나의 체감은 왼쪽이나 오른쪽이나 똑같았다. 똑같은 안내를 받으며 다 하고 조직검사를 하려고 바늘인지 뭔지를 꽂는데


"아야!"

"아프세요?"

"네 조금요"

"그럼 다른 부위에서 할게요."


라고 하면서 검사를 하는데 거기는 아무 느낌이 없다. 가만히 있으니


"안 아프세요?"

"네."

"그럼 더 들어갈게요."


라고는 실행을 한다. 그러니 조금 아픈 느낌이 난다. 이러고는 골수검사 완료. 나와서 시간을 보니 10분정도 소요된 것 같았다. (기억에는 서울아산에서는 20분 정도 걸렸던 것 같음) 검사가 끝나고 일어나서 신발을 신으니 간호사가 아까 옷을 갈아입었던 침대까지 부축을 해준다. 굳이 안해줘도 될 것 같은데... 


침대로 가니 모래 주머니를 가져오는 간호사. 채취했던 부위에 모래 주머니를 깔고 바로 누워서는 2시간 있어야 한다고 한다. 서울아산에서는 골수검사를 하고 지혈 같은 게 없었다. 그냥 누워있다가 돌아다니고 그랬었는데 여기는 바로 누워서 지혈을 해야 한다고 한다. 음.


처음에는 잘 누워 있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허리랑 골반 다리가 아프다. 골수 채취한 위치에 볼록한 모래 주머니를 깔고 누우려니 허리가 붕 뜨고 자세가 이상해서 뻐근한 것. 불편함을 감수하며 거의 1시간 누워있다가 엄마가 간호사에게 가서 얘기를 하러 가더니 병원 이불(침대 위에 까는 얇은 천 같은 것)을 가져온다. 이불을 돌돌 말아서 붕 떠있는 허리 밑에 넣어서 공간을 메꾸니 편안하다. 진작에 이럴껄...


1시간 반정도 지나가 간호사가 온다. 지혈이 끝났다면 소독을 해준다. 이날은 주사 부위에 물 안 들어가게 하고 다음날 아침인가 저녁에 샤워해도 된다고 한다. 3~4일 정도는 약국에서 파는 일회용 소독약을 사서 딱지가 생길 때까지 하루에 한두번씩 소독을 해주라고 안내해준다. 그러고는 바지를 갈아입고 주사실을 나왔다.


지금까지 서로 다른 병원에서 2번의 골수검사를 경험했다. 주변 사람들과 온라인상의 경험기와는 다르게 나는 크게 아프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그렇다고 안 아프다는 것은 아니다. 그냥 주사 맞을 때 아야! 하는 정도의 아픔? 마취주사를 놓을 때의 통증 정도의 통증이랄까? (오히려 난 림프종 진단을 위해 서혜부(사타구니)의 림프 혹을 떼어내는 검사가 가장 아팠다. 부분 마취로 했었는데 너무 아팠다 정말..이 이야기도 위의 링크 참고.) 운이 좋았던 것일까 아님 환자들의 몸 상태나 컨디션에 따라 다른 것일까? 아무튼 이번에도 나는 크게 아프지 않았다. 오히려 서울아산병원 보다는 이곳에서의 검사가 더 수월했고 통증도 덜 했다.


 


 


< CT >

골수검사를 하고 CT검사실에 미리 접수를 하고는 주차장에 있는 차에 왔다. CT검사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 배가 고팠지만 금식이기에 부모님만 준비해온 도시락을 드시고 나는 굶었다. 졸면서 기다리다가 예약시간 1시간 전쯤에 2층에 있는 CT 검사 대기실에 갔다.  


기다리다보니 예약한 시간보다 조금 이른 시간에 내 이름이 불린다. 저번 항암 중반에도 검사를 했었기에 익숙하게 검사를 했다. 탈의실에서 원피스로 갈아입고 팔에 주사를 꽂고는 앉아서 기다렸다. CT검사실에서 이름을 부르면 따라 들어가서 모자와 핸드폰을 두고는 안내에 따르면서 눕고, 기계의 안내에 따라서 호흡 연습을 하고. 조영제를 투여하고 기계가 몇 번 왔다 갔다 하고는 검사 끝. 다시 주사를 꽂았던 곳에 가면 이후 검사하는게 뭐가 있는지 묻는다. PET CT 검사를 해야한다고 말하니 주사를 다 제거하지는 않는다. 이대로 옷을 다시 갈아입고 다음 장소로 이동! (자세한 내용은 글 윗부분에 있는 링크 참고 바란다.)


 


 


< PET CT >

지하에 있는 PET CT 검사실로 갔다. 접수대에 사람이 없어서 거기에 있는 바구니에 내 진료카드를 넣어 놓고는 의자에 앉아서 기다렸다. 어느새 사람이 와서 접수를 했는지 내 이름을 부른다. 안내에 따라 탈의실에서 위아래 모두 환복 후 간호사를 따라서 작은 방에 들어가서 키와 몸무게를 측정하고 마지막 생리일을 확인한다. 혈당도 체크하고 집에 1년 안된 아기가 있는지 확인하고. 림프종 진료중이시고 저번에 중간검사를 했던 것을 확인하고는 앞의 의자에 대기하라고 한다.


대기를 하면 그 옆방에서 다시 내 이름을 부른다. CT 검사실에서부터 꽂아온 내 팔의 주사에 연결을 하고는 약물을 투여한다. 희안하게 이 약물은 넣을 때마다 시원한(조금 차가운) 느낌이 난다. 스텐으로 된 작은 탁자에 약물이 들어있는 것 같다. 주사를 연결하면 그 탁자 위에 작은 스텐의 상자 같은게 연결되어 있는데 거기에서 레버 같은걸 돌려서 약물을 주사를 통해 몸에 투여한다. (사진을 찍어서 어떻게 생긴 것인지 보여주고 싶지만 눈치가 보여서 찍지는 못함..) 


투여하면서 몇 번 방에 가서 침대에 바른 자세로 말하지 말고 1시간 동안 누워있으라고 한다. 핸드폰도 하면 안되고 방에 생수가 있으니 물을 많이 먹고 화장실 가는 것 외에는 움직이지 말라고 안내를 해준다. (이게 3번째 검사라서 잘 알고 있어요~ㅎㅎ) 만일 상황을 위해서 방에는 CCTV가 있음을 알려준다. 


약물 투여가 끝나고 방에 갔는데 물이 없다? 얘길 하니 탁자 밑에 있는 서랍을 여니 물이 잔뜩 있다. 아하! 그래서 2~3병 꺼내 놓고 엄마는 대기실로 나가고 나는 침대에 누웠다. 중간중간 1~1.5리터 정도의 물을 마시고 뜨끈한 침대에서 잠이 들랑 말랑 할 때 날 부른다. 아..벌써 한 시간이 지났나? 화장실에 다녀오시고 나오세요~ 라고 말하고는 사라진다. 그 전까지는 PET 검사를 할 때마다 화장실을 엄청 다녀왔었는데 이번에는 검사 직전에 한번만 다녀왔다. 괜히 걱정이 되었다. 검사 잘 안되는 거 아냐?


화장실을 다녀오고 검사실로 들어갔다. 역시나 저번처럼 살짝 춥다 싶은 느낌의 검사실. 누우니 담요를 덮어준다. 그리고 만세 자세로 누워서 20분동안 최대한 움직이지 않기 위한 편한 자세를 하고는 검사 시작. 화장실을 많이 못 가서 중간에 급해지는 것 아닌가 싶었지만 다행이 그러진 않았다.


검사가 끝나고 손을 내리고는 잘 찍혔는지 확인 할테니 잠시 기다리라고 말하고는 옆방으로 간다. 5분 정도 지났나? 영상이 잘 찍혔다녀 나가도 된다고 한다. 일어나서 신발을 신고 모자를 쓰고 폰을 챙기고는 나왔다. 검사 끝! (이 검사 역시 자세한 내용은 글 위에 있는 링크 확인 바란다.)



이제 5일 뒤인 6월 3일에 협진을 하면서 잘 치료가 된 건지 어떤 건지 알 수 있겠지!? 제발 잘 되어서 관해가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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